나. 태안사 정통12년명대발
845)전라남도 谷城郡 泰安寺에 있는 이 대발은 놋쇠로 되어 있으며 한 쌍이다. 크기는 직경이 94㎝나 되는 대작이며 대발의 양쪽면 표면에 각기 100여 자씩의 점선명문이 刻字되어 있어서 확실한 주성연대와 그 경위 등을 알 수 있어 주목되는 금속기이다. 대발의 형태는 현대악기의 하나인 침발과 같은 형태인데 양쪽 모두 표면 중심부에 원형돌기가 있고 가운데 작은 원형의 空氣孔이 있으며 바깥 周緣까지의 間地에는 두 곳에 2조의 圓圈이 있다. 워낙 대형이며 무게가 있어 현대악기인 침발을 치듯이 들어 칠 수 없기 때문에 범종을 매달아 치듯이 이것도 매달아 고정시켜 친 듯하다. 대발의 내면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고 중심부에 內空面과 작은 구멍이 있다. 명문은 양쪽의 내용이 같으나 글자수와 문구가 다소 다르다.
이 대발은 孝寧大君의 공덕으로 세종 29년(1447)에 조성하였다가 단종 2년(1454)에 개조한 것이다. 효령대군은 당시의 배불정책에도 불구하고 원각사의 창건을 감독하고 승도를 모아 불경을 강독하는 등 불교와 관계가 깊었다. 여기 명문에서 ‘大鉢’이라고 기록한 것은 새로운 명칭의 일례이고 불교의식 즉 범패 중에서 사용되는 ‘침발’같은 불구를 대발이라고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그리고 조선 초기에 이렇게 얇고 큰 대발을 제조할 수 있었던 것은 전대의 공예기술이 전승된 것이라고 하겠다.
845) | 鄭永鎬,<圖版解說>(≪韓國의 美 23:金屬工藝≫, 中央日報 季刊美術史, 1985), 64·21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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