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7세기 성리학의 추세
16세기가 주자학을 중심축으로 조선성리학이 확립되는 시기였다면 17세기는 퇴계와 율곡에 의해 정리된 16세기 조선성리학의 성과를 이어받아 다양한 방향으로 발전해가는 시기라고 하겠다. 17세기에 이르면 퇴계학파와 율곡학파의 학자들은 주자학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상대방의 비정주적 요소나 논리적 모순을 공격하는 한편 퇴계와 율곡의 성리설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어 나갔다. 이런 과정에서 퇴계와 율곡의 사상을 정출하려는 시도도 생기고 교조화된 주자학에 대한 반발로 탈주자학적인 경향도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경향들을 분명히 하기 위해 우선 퇴계학파와 율곡학파에 속한 학자들이 어떻게 상대방의 학설을 비판하고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해 나가는가를 살펴보고 퇴율절충적인 탈주자학적인 경향을 보이는 학자들의 학설을 따로 살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