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서양문물의 전래와 반응
우리 조상들은 전통문화의 내재적 발전을 추구하면서 밖으로 새로운 역사발전의 변수로 이질적 문화가치체계를 수용하여 자기 발전에 활용하면서 계속적인 역사발전을 추진해 왔다. 삼국시대의 유학과 불교, 고려 말의 정주학의 수용 등이 우리 문화의 풍요를 가져다 준 이질문화체계였다. 이것들은 동양전통사회의 학문이며 종교인데 대하여, 서양·서양문화라는 비동양적인 이질문화체계가 역사의 변수로 동양사회에 등장하게 되는 것은 이른바 ‘지리상의 신발견’에 뒤이은 서양의 세계적 팽창으로 벌어지는 ‘大航海時代’에 들어서의 일이었다. 16세기 이후로 새로운 역사적 변수는 중국과 일본에 먼저 와 닿았다. 그러나 새로운 세계의 해상교통로에서 빗나간 위치 관계로, 탐욕스러운 서양인을 강하게 끌어당길 만한 특정 상품의 산출이 없었던 관계와 국민들의 해외 진출을 금압하던 국책으로 말미암아 서양·서양문화의 조선 來到는 늦을 수밖에 없었다. 조선사회가 서양세계의 이질문화체계와 접하게 되는 것은 17세기에 들어서의 일이었다.
17세기 儒佛의 전통적 가치세계이던 조선사회에 와 닿은 서양·서양문화의 실상을 밝혀보고 그 역사성을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서양문물을 서양문화의 소산물이라는 뜻으로 파악할 때, 서양문물이란 과학과 기술활동의 소산물인 물질문명의 측면과 사상과 학문활동의 소산인 정신문명의 두 측면을 포괄하는 용어로 의식된다. 서양문물은 17세기 조선전통사회에 첨가되는 역사적 변수였다는 의식에서 그 실체와 조선사회와의 관계를 문화론적 차원에서 고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