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1. 상인층의 성장과 도고상업의 전개
1) 관상도고의 활동
17세기 후반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상업계의 변화는 18세기 이후 都賈0791)商業이라는 새로운 상업형태를 낳게 하였다. 상업인구의 증가에 따라 상인간의 경쟁이 심화되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일부의 상인들이 관권과 결탁하여 특권적 매점상업을 영위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인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들은 市廛상인(도고)과 貢人, 그리고 京主人·營主人·營底도고 등이었다. 이들을 편의상 官商 또는 관상도고라 부른다.0792)
0791) | 도고는 기록에 都賈, 都庫, 都雇 등의 표현으로 나오고 있으나, 모두 상품을 매점하거나 독점하는 상행위, 혹은 상행위를 벌이는 조직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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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2) | 관상도고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姜萬吉,≪朝鮮後期 商業資本의 發達≫(高麗大 出版部, 1973)부터이다. 이 밖에 이 시기의 상인을 독점(특권)상인과 신흥(자유)상인(劉元東,≪韓國近代經濟史硏究≫, 一志社, 1977), 어용상인과 민간상인(安秉珆,<商品生産の發展と私商>,≪朝鮮史硏究會論文集≫5, 1968), 신특권상인과 구특권상인(李炳天,<朝鮮後期 商品流通과 旅客主人>,≪經濟史學≫6, 1983) 등의 개념으로 구분하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官商層과 私商層이 제각기 다른 성격을 시종 유지·지속시켜 나갔는가 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들은 상호간에 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므로 관상과 사상으로 분류하여 상인을 이해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도식적일 뿐만 아니라 극히 유동적인 양자의 관계를 설명하기가 어렵다(河原林靜美,<18·9世紀における廛人と私商について>,≪朝鮮史硏究會論文集≫12, 1975;吳 星,≪朝鮮後期 商人硏究≫, 一潮閣, 1989). 하지만 공인·시전상인 등 특권상인과 사상의 본질적인 차이는 무엇이며, 관상과 사상의 범주는 어떻게 다른가 라는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金東哲,<書評:吳星 著, 朝鮮後期 商人硏究>,≪歷史學報≫124, 1989). 따라서 위에서 언급된 문제들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명확하고도 적합한 개념은 현재로서는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여기에서는 서술의 편의상 일단 관상과 사상으로 나누어 살피기로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