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2·8독립선언서>의 함의
이상에서 살펴 본 것처럼 2·8운동은 재일유학생, 특히 학우회·조선청년독립단에 의해 주도적으로 조직, 전개되었다. 이들은 변화하는 세계사 속에서 이념과 사상을 선언과 결의문의 형태로 천명했다.<선언서>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첫째, 조선민족은 유구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다른 민족의 실질적 지배를 받은 경우가 없는 민족이라고 하고, 미국과 영국이 일제의 조선침략을 승인한 것을 비판했다.
둘째, 침략의 부당성과 한일합방 후 10년 간의 식민통치를 비판하고 조선독립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셋째, 한일합방 이후 10년 간의 식민통치는 우리 민족의 이해와는 배치된다면서 우리 민족은 자신의 생존권을 위하여 독립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넷째, 국제적인 환경을 볼 때, 일본이 지금까지 청일·러일전쟁을 구실로 한반도에 들어왔던 일이 있었을지라도 자신만의 안정을 위하여 한반도를 점령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다.
다섯째, 일본이 한반도에 대한 식민통치를 계속한다면 일본에 대해 우리 민족은 영원히 투쟁할 것이며, 결국은 ‘동양평화의 禍源’이 될 것이라고 일본에 경고했다.
여섯째,<선언서>는 정의와 자유를 기초로 한 민주주의 선진국의 모범을 따라서 신국가를 건설하고 반드시 세계평화에 공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선언문 중에서는 러시아는 이미 군국주의적 야심을 버리고 정의와 자유를 기초로 하고 있다고 신국가의 한 모델로 러시아를 상정하기도 했다.
이렇게<선언서>는 당시의 정세 속에서 기본적인 보편적 세계사의 발전과정에 따라서 새로운 국가 건설의 현실적 요구와 필요를 담아냈으며, 독립의 당위성을 국내외에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