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신간회운동
신간회는 일제시기 국내에서 공개적으로 활동했던 정치단체 중 가장 큰 결사체였다. 신간회는 1927년 1월 15일 창립하여 1931년 5월 16일 해소될 때까지 만 4년 4개월 동안 존속했으며, 지방의 지회조직은 150여 개, 회원 수는 4만여 명에 달하였다. 신간회 이전이나 이후에도 이만한 규모·활동력·존속기간을 가졌던 단체는 존재하지 않았다. 일제시기 민족운동사상에서 신간회가 가지는 의미는 이러한 양적인 면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었다. 신간회는 사회주의세력과 민족주의세력의 협동으로 이루어진 단체였다. 신간회에서의 양 세력의 협조와 협동경험은 해방 이후 남북분단이 계속되는 현재에도 귀중한 역사적 경험으로 역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양 세력의 바람직한 협동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양 세력의 불완전하거나 부족한 협조와 협동 경험 또한 반성과 반추의 역사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신간회에서의 양 세력의 협동은 결코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 민족주의세력과 사회주의세력이 만나 최대의 협동을 이루었으나 이후 양 세력 분열의 원형을 보여주는 신간회에 대한 검토는 남북이 분단된 지금의 현실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