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민족음악의 전개

　1919년 3·1운동으로 일제는 통치체제를 무단정치에서 기만적인 문화정치로 변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일제의 억압 속에서 억눌렸던 음악계도 민족음악 부활운동을 불길처럼 펼쳤다. 3·1운동 당시＜독립가＞·＜대한제국 독립창가＞들이 유인물로 군중에게 배포되었다.514) 평양에서는 수천 명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서＜학도가＞·＜혈성가＞는 물론＜광복가＞·＜3·1운동가＞등을 부르며 앞으로 나아갔다.515)

　그리고 민족과 계급해방을 제창하는 창가집도 이 시기에 발행되어 보급되었다. 대표적인 노래집이 金漢山과 金希山의≪가곡선집≫이다.516)

　한편, 전남 완도읍에서 뱃길로 한 시간이나 걸리는 작은 섬, 所安島에서도 항일투쟁을 전개하며 애국적인 노래이자 항일노래들이 불리워지고 있었다.517) 소안도에서는 1920년 4월 宋乃浩가 중심이 되어 배달청년회가 결성되고, 1921년 2월 14일 토지계쟁사건에서 승소한 데 이어, 1923년 3월 24일 서울에서 열린 전조선청년당대회 참석 등의 과정에서 1927년 소안학교가 폐교조치되자, 소안도 사람들은 물론 국내와 일본에서도 소안학교폐쇄반대운동이 전개되었다. 당시 조선총독에게 소안학교 문제는 가장 먼저 풀어야 할 현안이 될 정도였다. 1927년에 소안학교가 폐교되자 소안도 사람들이 세운 야학이나 서당에서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학도가＞·＜부모은덕가＞·＜수학여행＞·＜행진곡＞·＜독립군가＞·＜애국가＞·＜정몽주추도가＞·＜망향가＞·＜소년단가＞·＜애국창가＞등 국내외 항일노래집에 나오고 있는 노래들이었다.

　국내외 애국인사들의 음악운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경남 진주에서는기생독립대를 만들어 3·1운동을 펼쳤고, 수원기생조합은 수원경찰서 앞에서 김향화를 선두로 독립만세를 불렀다. 명창 安基玉과 金世炯도 3·1운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가야금 산조의 대가이자 神廳 출신이었던 안기옥은 26살 되던 1919년 광주에서 독립선언서 1만여 장을 인쇄하여 뿌린 혐의로 6개월간 징역을 살았다.518) 33살 되던 1926년에는 광주시청에서 일제를 환영하는 행사의 출연을 요구받았지만, 이를 단호하게 거절하여 3개월간 구치생활을 하였다. 작곡가 김세형은 평양숭덕학교 4학년에 재학중에 안창호 선생이 지은 애국가를 부르며 3·1운동 시위대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광성고보의 안익조(안익태의 형), 숭실중학의 김영제, 숭덕고보의 이기철 등과 제2차 독립시위계획을 모의해 1919년 10월 10일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하였다. 김세형은 1년동안 일본경찰을 피하여 이후 음악가로서 자신의 삶을 불태워갔다.

　안기영은 여화여자전문학교에 재직하면서 민족적인 선율로 신조선음악창작 활동을 전개하였다. 1929년에＜그리운 강남＞이 그것이다. 이후 30년대에≪조선민요합창곡집≫발간과 40년대 초반 민족가극운동을 전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