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조선민주당
북한지역의 민족주의자들은 1945년 11월 3일,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위하여 ‘朝鮮民主黨’을 창당하게 된다. 당수에 조만식, 부당수에 이윤영·최용건이 선출되었으며, 1백여 명의 중앙집행위원과 30여 명의 상무집행위원을 중심으로 운영되었다. 민족자본가·도시 소자산가·기독교인들이 주요 기반이었다.732)
조선민주당은 소련 등 연합국과 협조하면서 ‘민주주의공화국’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조선민주당의 창당시 강령과 정책의 전문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강 령>
1. 국민의 총의에 의하야 민주주의공화국의 수립을 기함.
2. 민권을 존중하여 민생을 확보하야 민족전체의 복립증진을 圖함.
3. 민족문화를 昻揚하야 세계문화에 공헌함.
4. 종교·교육·노농·실업·사회 각계 유지의 결합을 요함.
5. 반일적 민주주의 각 당파와 우호협력하야 전 민족의 통일을 도함.
6. 소련 及 민주주의 제 국가와 친선을 도하야 세계평화의 확립을 기함.
<정 책>
1. 국민은 언론·출판·집회·결사 及 신앙의 자유와 선거 及 피선거권을 유함 민족반역자는 5대 자유와 공권을 박탈함.
2. 의회제도와 보통선거제의 실시.
3. 교육·보건의 기회 균등.
4. 문화 及 사회사업기관의 확충.
5. 문화인 及 과학기술자의 육성과 우대.
6. 국제 무역의 진흥과 국내 상업의 발전촉진.
7. 물가와 통화를 적정조절하야 국민생활의 안정 기도.
8. 소작제도의 개선, 자작농창정의 강화, 농업기술의 향상.
9. 均正簡便한 세제의 확립.
10. 노농운동의 정상적 발전을 조성함.
11. 노자문제의 일치점을 득하야 생산의 지장이 없기를 기함.
12. 실업자의 대책 수립, 공장법 생산보험 건강보험 최저임금제의 지정.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소장 미군노획문서 Microfilm(№ 809)).
강령과 정책을 보면, 조선민주당은 의회민주주의·자본주의적 국가체제를 지향하였으며, 토지개혁 등 근본적인 사회경제개혁에 대한 정책은 지니지 않고 있었다.
조선민주당은 1946년초 모스크바 3상회의의 조선문제 결정에 반발하면서 소련주둔군 및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과 마찰을 빚게 된다. 그 과정에서 조만식은 연금되고 상무위원급 33인 중 15인이 월남하였다.733) 1946년 2월 5일에 개최된 조선민주당 열성자협의회에서는 조만식 계열을 비판하는 선언문·결정서가 채택되었으며, 조선공산당에 협조적인 인물들로 중앙위원회를 개조하고 강양욱이 임시당수 대리가 되었다.734) 이로써 민족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간에 유지되었던 균형적 협조관계는 종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