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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중·고등학교 국사 교과서에는 우리 문화와 예술에 관련된 수많은 주제들이 언급되고 있으나 대부분 시대별로 간략히 서술되어 그 개념과 변천 과정, 성격 등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영상 문화·예술이야기>는 한국사 속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주제별로 그 흐름과 변천 과정, 특징과 성격 등을 전문가의 해설을 기반으로 동영상 자료로 제작하여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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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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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모 김기원 한정옥 스토리라인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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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안동 하회마을에서 마을의 안녕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벌어졌던 별신굿에서 공연된 탈놀이.
탈난 것, 즉 마을 공동체에서 발생한 문제에 맞서 평안과 화합을 바라는데서부터 시작한 것인데요. 신명나는 탈판으로 삶의 애환, 근심 등을 날리려 했던 우리 선조들. 풍자와 해학이 담긴 민속 예술의 꽃, 탈놀이를 만나봅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신명으로 풀어내다 – 탈난 것 잡는, 탈놀이

탈을 쓰고 한바탕 춤추며 노래하고 이야기까지 전하는 공연 예술, 탈놀이. 제사 의식 때 공동체의 문제에 대처하는 하나의 행위로써 선사시대부터 존재해왔는데요.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민중의 애환과 신명을 담아내는 민속 연희로 전개됐습니다.

탈놀이를 묘사한 그림들을 보면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벌어졌는데요. 양반에 대한 풍자를 다루고 있는 공연을 보면서 서민들이 얼마나 흥겨웠을까요?

탈놀이의 또 다른 기록 중 하나가 강이천의 한시 ‘남성관희자’입니다. 남대문 밖에서 연행된 탈놀이를 보고 지은 것으로 그 내용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탈놀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노장스님 어디서 오셨는지? (老釋自何來)
석장을 짚고 장삼을 걸치고 (拄杖衣袂裕)
구부정 몸을 가누지 못하고 (龍鍾不能立)
수염도 눈썹도 도통 하얀데 (鬚眉皓如鷺)
사미승 뒤를 따라오며 (沙彌隨其後)
연방 합장하고 배례하고 (合掌拜跪屢)
이 노장 힘이 쇠약해 (力微任從風)
넘어지기 몇 번이던고? (顚躓凡幾度) - 강이천 [남성관희자] (전경욱 번역)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를 들추어서 그대로 둔 것이 아니라 너무 높은 것은 낮추고 낮은 것은 올려서 알맞게 맞추는 역할을 탈춤이 해오지 않았었나 그래서 탈꾼들은 고정되어 있는 탈 밖으로 표정을 뚫고 투영시켜내기 위해서 춤과 몸짓과 말을 통해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허창렬 고성오광대 이수자

한민족의 정서, 삶의 애환을 담아 무형문화유산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탈놀이. 탈놀이는 기원과 형성과정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마을 공동체 제의와 긴밀한 연관이 있는 마을 굿놀이 계통 탈놀이는 각각의 종목마다 독자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청사자놀음 탈놀이는 정월대보름에 하는 민속놀이, 지신밟기와 유사하지만 사자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특징이 있고 강릉단오제 때 연행되어 오는 강릉관노가면극은 대사 없이 춤과 동작으로만 진행되는 무언극입니다.

그리고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는 국가 행사에 동원되고 지역 순회공연을 자주 다닌 전문 탈놀이 집단이었던 본산대패의 영향을 받아 형성됐는데요. 황해도의 봉산탈춤, 서울과 경기도의 산대놀이, 경상도 낙동강 유역의 야류와 오광대 등이 이에 해당되는 탈놀이로 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며 공연됐던 역사의 산물입니다.

가면을 앞세우고 거침없이 외치다!

가면을 앞세워 자신들의 억눌린 감정을 거리낌 없이 마음껏 발산했던 탈놀이. 그러다 보니 각 지역의 탈놀이마다 나름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지만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비슷했습니다. 불교 승려의 파계 과정을 통해 그들의 관념적 허위를 비판하는 중마당과 양반의 오만함과 위선을 풍자하면서 신분적 특권을 비판하는 양반마당.

서민 생활의 애환을 드러낸 할미마당이 공통으로 존재하는 탈놀이의 대목입니다. 이처럼 신랄한 풍자와 익살맞은 해학이 넘치는 탈놀이에는 등장인물들이 쓰는 가면에도 그 풍자와 해학이 숨겨져 있는데요.

술을 마신 것을 표현한 것과 동시에 생명력이 넘치는 젊음의 활기라는 의미를 담은 취발이의 빨간색 탈만 보더라도 우리 조상들이 탈 하나 하나를 허투루 만들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탈만큼이나 춤도 인간의 희노애락을 세심하게 표현해냈는데요.

“제가 추었던 문둥춤으로 설명을 드리면 문둥병을 처음에는 표현을 하죠 그런데 문둥이를 표현하고 흉내내는 것이 다가 아니라 인간사가 다 담겨져 있죠. 힘들고 어려운 고난을 포기하지 않고 끝끝내 이겨내는 맺히고 맺힌 한을 흥으로 풀어내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허창렬 고성오광대 이수자

생동감 있고 과장된 표현과 유쾌하면서도 직설적인 풍자로 시대의 힘든 상황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써의 역할을 해온 탈놀이.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주는 놀이문화로 시대적 장벽을 초월해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관객에게) 본인의 생각과 철학을 덧입히죠. 그래서 살아있다고 표현하면 될까요? 살아있는 사람이 춤을 추기 때문에 춤 또한 살아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이 시대에 맞게 살아가고 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허창렬 고성오광대 이수자

[에필로그]
우리가 꼭 알아야할 한국사 속 문화예술 상식

1. 을 쓰고 춤추며 노래하고 재담도 하는 공연 예술탈놀이이다.
2. 탈놀이는 황해도 지역에서는 탈춤,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산대놀이, 경상도 낙동강 유역에서는 아류와 오광대로 불린다.
3. 조선시대의 탈놀이에는 양반사회의 허위의식과 오만함을 비판하는 풍자와 서민들의 삶의애환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해학을 담았다.

해설

‘탈놀이’는 탈을 쓰고 춤추며 노래하고 재담도 하는 연행예술이다. ‘가면극’, ‘탈놀음’, ‘탈춤’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탈놀이는 음악 반주에 맞춰 춤추면서 노래하는 가무(歌舞)의 성격이 강하다.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서로 주고받는 말과 동작을 통해 갈등과 긴장을 조성하며 연행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연극이라 말할 수도 있다. 탈놀이는 지역마다 고유한 명칭이 있다. 황해도에서는 ‘탈춤’이라 부르며,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산대놀이’라 부른다. 경상남도 낙동강 유역에서는 야류와 오광대라 부른다. 낙동강 동쪽 지역에서는 ‘야류’, 서쪽 지역에서는 ‘오광대’라 부르는 것이다. 이렇게 지역에 따라 다양한 명칭이 공존하는 것은 탈놀이가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연행되어 온 역사의 산물임을 말하는 것이다.

탈놀이는 그 기원과 형성 과정에 따라 ‘마을굿놀이 계통 탈놀이’와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로 나눌 수 있다. 마을굿놀이 계통 탈놀이는 마을이나 고을에서 벌어지는 공동체 제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형성되고 전개되어 온 탈놀이들을 일컫는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는 본산대놀이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고 전개되어 온 탈놀이들이다. 전문적인 탈놀이 연희집단이었던 본산대패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탈놀이이다.

마을굿놀이 계통 탈놀이로는 〈하회별신굿탈놀이〉, 〈강릉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등이 있다. 이 탈놀이 유형은 공통으로 마을이나 고을에서 벌어지는 공동체굿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하회마을에서 벌어지는 하회별신굿 문맥에서 연행된다. 〈강릉관노가면극〉은 마을을 넘어선 고을 차원의 굿인 강릉단오제가 벌어질 때 연행된다. 〈북청사자놀음〉은 정월 대보름 즈음에 마을 지신밟기의 하나로 연행된다. 모두가 지역 공동체의 제의 문맥 속에서 연행되는 것이다. 마을굿놀이 계통 탈놀이의 경우, 마을 공동체 제의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공통적인 특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각각의 탈놀이가 독자적이다. 토착적이고 자생적인 속성이 강한 것이 마을굿놀이 계통 탈놀이이다.

〈강릉관노가면극〉은 그 명칭에서 나타나듯이, 강릉단오제 때 관노(官奴)들에 의하여 연행되었다. 전체 5과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장자마리의 벽사의식무,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사랑, 이에 대한 시시딱딱이들의 훼방, 소매각시의 자살 소동, 양반광대와 소매각시의 화해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각 과장이 독립되지 않고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된 점이 독특하다. 재담 없이 춤과 동작 중심으로 진행되는 무언극이라는 점 또한 〈강릉관노가면극〉만이 갖는 특징이다. 양반과 소매각시를 중심으로 한 사랑과 오해, 그리고 화해의 과정이 춤과 동작만으로 표현된다.

〈북청사자놀음〉은 정월 대보름 즈음에 함경남도 북청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던 세시풍속의 하나였다. 사자를 앞세우고 집집이 방문하면서 잡귀를 쫓는 지신밟기의 일종이 〈북청사자놀음〉이다. 〈북청사자놀음〉의 중심에는 사자춤이 자리한다. 애원성춤, 사당·거사춤, 무동춤, 넉두리춤, 꼽추춤, 칼춤 등도 함께 추지만, 모두 여흥으로 추는 춤이다. 〈북청사자놀음〉은 어떤 극적 갈등이나 사건이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는다. 탈을 쓴 양반과 꼭쇠가 등장하여 재담하지만, 그 재담은 즉흥성이 두드러진다. 연행의 진행 상황에 대한 설명이거나 춤을 해설하는 내용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마을 별신굿에서 벌어졌다. 하회마을 사람들은 서낭신을 마을신으로 모시고, 해마다 제사를 지냈다. 이와는 별도로 10년에 한 번씩 혹은 신의 계시에 따라 마을굿을 크게 했는데, 이를 별신굿이라 불렀다. 이 별신굿에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벌어졌다. 하회별신굿 전체는 강신(降神), 무동마당, 주지마당, 백정마당, 할미마당, 파계승마당, 양반·선비마당, 당제(堂祭), 혼례마당, 신방마당, 헛천거리굿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섣달그믐날이나 정월 초이튿날에 강신을 먼저 한 후, 무동마당에서 양반·선비마당까지의 탈놀이가 정월 열사흗날까지 마을 곳곳에서 이어졌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당제를 지내고 혼례마당과 신방마당을 비밀스럽게 진행했다. 이어서 무당들이 중심이 되어 헛천거리굿을 하는 것으로 별신굿을 마무리했다. 좁게는 무동마당에서 양반·선비마당까지, 넓게는 별신굿 그 자체가 〈하회별신굿탈놀이〉라 할 수 있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는 본산대패 탈놀이의 영향으로 형성된 탈놀이를 일컫는다. 본산대패는 애오개, 사직골, 노량진, 구파발 등 서울 근교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전문 연희집단을 일컫는다. 국가 행사에 동원될 정도로 그 전문성을 인정받은 이들은 일정한 패거리를 구성하고 서울과 경기는 물론이고 지역으로 순회공연을 자주 다녔다. 그리고 각 지역의 탈놀이 형성과 전개에 영향을 끼쳤다. 그렇게 영향을 받고 형성된 탈놀이를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라 부른다. 여기에는 황해도의 탈춤, 경기도와 서울의 산대놀이, 경상도 낙동강 유역의 야류와 오광대 등이 모두 포함된다. 〈봉산탈춤〉, 〈은율탈춤〉, 〈강령탈춤〉, 〈양주별산대놀이〉, 〈송파산대놀이〉, 〈동래야류〉, 〈수영야류〉,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가산오광대〉 등이 구체적인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 사례이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의 구성을 보면, 부정한 것을 쫓아버리는 의식무, 양반과장, 파계승과장, 영감·할미과장 등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공통적이다. 등장인물들은 보통 신분이나 계층, 부류 등을 나타내는 이름으로 불린다. 양반, 샌님, 영감, 할미, 상좌, 노장, 먹중 등이 그 예가 된다. 양반의 하인 명칭이 모두 말뚝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며, 소무를 사이에 두고 노장과 맞서는 인물이 술 취한 취발이 라는 점도 같다. 같은 이름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탈 모습이 유사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는 그 내용에서도 공통되는 것들이 많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의 첫 대목이 나쁜 기운이나 부정을 제거하는 벽사적인 의식무라는 점이 그 예가 된다. 양반과 하인이 등장하는 대목, 중이 파계하는 대목, 할미와 영감이 티격태격하는 대목 등이 중심적인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점도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가 공유하는 특징이다.

탈놀이에서 양반과 하인이 등장하는 대목은 흔히 양반마당이라 부른다. 양반마당의 전개를 보면, 우선 말뚝이가 양반을 찾으려고 여러 지역을 돌아다녔다고 장황하게 떠벌리는 말뚝이 노정기(路程記) 대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양반마당 내내 말뚝이는 겉으로는 시중을 들고 복종을 하는 체하지만, 실제로는 양반의 약점을 폭로하고 무지를 풍자한다. 이러한 말뚝이에 대해 양반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이다. 말뚝이에게 조롱당하는 양반들의 탈이 모두 유사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도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가 갖는 내용의 공통성은 중마당에서도 나타난다. 중이 파계하는 내용은 주로 중마당이라 부르는 대목에서 나타난다. 특히 황해도의 탈춤과 경기도·서울의 산대놀이에서 중마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그만큼 등장하는 인물도 많다. 중마당에서 노장은 소무에게 미혹되어 파계한다. 파계한 노장은 완력을 앞세우는 세속적 인물이 되었다가 마침내 취발이에게 소무를 뺏기고 쫓겨난다. 여기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노장, 먹중, 소무, 신장수, 원숭이, 취발이 등이다. 이 인물들이 황해도 탈춤과 경기도·서울의 산대놀이에서 공통으로 등장한다.

할미와 영감이 등장하여 티격태격 싸움을 벌이는 대목은 보통 할미마당이라 부른다. 할미마당 역시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에서 공통으로 나타난다. 대체로 영감과 할미가 젊은 첩 때문에 다투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영감과 할미의 싸움은 보통 할미의 죽음으로 맺어진다. 할미의 죽음 이후에는 무당굿을 하거나 상엿소리를 하며 상여를 메고 나간다. 서울과 경기도의 산대놀이나 황해도 탈춤에서는 무당굿을 하며, 경상도의 야류와 오광대에서는 상엿소리를 하며 상여를 메고 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본산대놀이 계통 탈놀이는 공통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내용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황해도 탈춤에만 나타나는 사자춤과장, 경기도와 서울의 산대놀이에 특징적인 연잎과 눈끔적이과장, 경상도 야류와 오광대의 영노과장과 문둥이춤과장 등이 그 예들이다. 이는 각 지역의 탈놀이들이 본산대패 탈놀이의 영향만을 받은 것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 각 지역의 탈놀이들이 자기 지역의 연희 전통 속에서 나름의 독자적인 전개 과정을 거쳐 왔음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승되는 탈놀이는 20종목이 넘는다. 각각의 탈놀이는 나름의 독특함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대목이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중마당’, ‘양반마당’, ‘할미마당’이라 불리는 대목이 그것이다. 중마당에서는 중의 파계 과정을 통해서 그들의 관념적 허위를 비판한다. 양반마당에서는 양반의 오만함과 무지의 폭로를 통해서 양반의 신분적 특권을 비판한다. 할미마당에서는 서민 생활의 애환과 고난을 해학적으로 드러낸다. 이들 대목에서 표현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탈놀이가 형성되고 그 꼴을 갖추던 시기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문제시하던 주제들이다. 그 주제들을 다루면서 탈놀이 연희자들은 관련 모순을 함축한 인물을 설정하여 풍자한다. 이른바 ‘공공의 적’들을 유쾌하고 신명나게 예술로 공론화한 것이 탈놀이이다.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단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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