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총설01권 한국사의 전개Ⅳ. 한국문화의 특성5. 미술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1. 생태학적 특성
          • 1) 한반도의 위치와 지형
          • 2) 한반도의 기후
          • 3) 식생
          • 4) 동물
          • 5) 생태계
          • 6) 생물상
        • 2. 지리학적 특성
          • 3) 지형
            • (2) 하천과 평야
            • (3) 해안과 해양
          • 4) 기후
        • 3. 인류학적 특성
          • 4) 산촌과 낙도 주민의 생태적 특성
          • 5) 도시인의 주거지역과 생태적 특성
      • Ⅱ. 한민족의 기원
        • 1. 고고학적으로 본 문화계통 -문화계통의 다원론적 입장-
          • 3) 문화계통
        • 2. 민족학적으로 본 문화계통
          • 1) 한민족·한국문화 기원론의 흐름
          • 2) 고대 한민족의 문화적 여러 양상과 그 계통
        • 3. 문헌에 보이는 한민족문화의 원류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1. 선사
        • 2. 고대
          • 1) 국가의 성립과 발전
          • 2) 통일 신라의 수취제도
        • 3. 고려
          • 1) 정치적 특성
          • 2) 경제적 특성
          • 3) 사회적 특성
          • 4) 사상적 특성
        • 4. 조선
        • 5. 근현대
          • 1) 근대적 사회변동과 자주 개혁의 시련
            • (7) 반제국주의 민족운동의 전개
          • 2) 일제의 한반도 강점과 독립운동
            • (1) 일제의 강점과 식민통치의 기조
            • (2) 식민통치의 시기별 특징
            • (4) 독립운동의 시기별 특징
          • 3) 해방정국과 현대사의 전개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1. 언어
        • 2. 문학
        • 3. 종교와 사상
          • 5) 한국 종교사의 전개
        • 4. 과학기술 -한국 과학기술사의 시기별 특징-
          • 1) 전통과학시대
          • 2) 근대과학시대
          • 3) 현대과학시대-한국전쟁 이후
        • 5. 미술
          • 1) 선사시대 미술의 특성
          • 2) 삼국시대 미술의 특성
        • 6. 음악
          • 2) 한국음악사의 전개양상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4) 고려시대 미술의 특성

 고려시대에도 전대에 이어 불교를 토대로 한 미술이 지배하면서 유교적 성격의 미술도 회화와 서예 등의 분야에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대 미술의 주류는 역시 불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시대 미술을 대표하는 불교회화와 청자, 불상과 불교공예, 건축 등이 그러한 사실을 입증해 준다.

 그런데 이 시대의 미술은 중앙과 지방, 상층과 하층, 분야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를 드러낸다. 예를 들면 같은 불교미술이라도 중앙에서 그려진 화려하고 정교한 불교회화에 비하여 지방에서 조영된 석조 불상들은 비례가 맞지 않는 등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는 통일신라의 미술이 전성기와 말기 사이에 나타내는 차이 이상의 차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려시대의 미술은 이원화시켜서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왕실과 상층의 미술을 위주로 하여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창의성의 측면에서 더 합리적이고 또 이미 살펴본 통일신라나 삼국의 미술과 대비하여 보는 데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려시대 왕족과 귀족, 지체 높은 승려들의 미술과 관련하여 먼저 주목하게 되는 것은 불교회화와 청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고려시대 불교미술의 정수는 조각에서보다는 회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고려의 불교회화는 13세기말 이후의 작품들만이 남아 있는데 아미타독존상·아미타삼존상·아미타구존상 등 아미타를 주제로 한 작품들, 수월관음상·지장보살상·미륵하생경도·관경변상도 등 다양하지만 역시 아미타·관음보살·지장보살 등에 기복신앙적 측면이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578) 현재 전해지는 100여 점의 유존작들은 한결같이 색채가 화려하고 문양이 섬세하며 필법이 정교하여 귀족적 아취가 넘친다. 색채는 붉은 색과 황금색, 청색과 녹색이 주를 이룬다. 깁의 뒷쪽에서 설채를 하는 이른 바 伏彩法을 구사하여 박락의 피해를 최소화한 점도 주목할만 하지만 700여 년이 흐른 현재에도 색채의 톤이 크게 변하지 않은 것을 보면 안료의 우수성도 엿보게 된다. 그런데 금색과 붉은색은 불보살의 존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믿어지며 푸른색과 초록색은 청자의 색깔과 상통한다고 생각된다.

 고려 불화의 여러 가지 특성들을 구비하고 있는 작품으로 화가(徐九方)와 제작연대(1323년)가 밝혀져 있는<水月觀音圖>를 꼽을 수 있다.579) 바위 위에 半跏의 자세로 빗겨 앉은 모습이다. 정교한 문양들이 있는 붉은 옷과 투명한 옷을 입고 있으며 노출된 얼굴, 목과 가슴, 팔과 발 등은 모두 금색으로 설채되어 있어 화려하고 정교하기 그지없다. 사치스러워 보이는 목걸이와 팔찌는 화려함과 정교함을 고조시켜 준다. 주변의 바위들은 푸른색을 기조로 하고 있으면서 밑부분의 照光效果는 금색으로 표현되어 있어 보석덩어리처럼 보인다. 푸른색과 금색의 결합은 청록산수 또는 金碧山水畫의 전통과 유관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으나 바위와 대나무의 푸른색이 고려의 청자색을 연상시켜 줌도 역시 역연하다. 근경의 꽃과 산호초, 왼편 바위 위에 놓여 있는 대나무가 꽂힌 정병과 그것을 담고 있는 투명한 유리 그릇, 둥근 두광과 신광도 아름다움과 화려함, 통일성과 조화로움을 고조시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가늘고 긴 눈과 작은 입은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과도 상통한다. 어쨌든 그림 자체에는 화려함과 정교함, 여성적 아름다움과 우아함, 조화로움과 통일성, 귀티와 숭고함이 넘친다.

 고려 불화에 보이는 이러한 특성들은 이 시대의 청자에도 나타난다. 특히 12세기의 청자들에서 그러한 특성들을 흔히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곧 13∼14세기 고려 불화에 보이는 특성들이 그 이전인 11∼12세기에 이미 확립이 되어 있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불교회화에 보이는 고려미술의 특성은 청자에서도 엿보인다.580) 불교회화가 고려시대의 순수미술을 대변한다면 청자는 그 시대 공예 또는 생활미술을 대표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려시대에는 백자도 만들어졌지만 청자가 단연 우위를 점하면서 그 시대 도자기를 대표하게 된 것은 역시 청자가 고려인들의 미의식이나 기호에 제일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믿어진다.

 청자의 특성이나 기여와 관련해서는 영국의 곰퍼츠(Gompertz)가 지적하였듯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유약의 색 이외에, 빼어난 형태미와 조형성, 상감기법의 창안, 辰沙의 최초 사용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581) 사실상 고려는 중국과 더불어 세계도자사상의 양대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데 청자의 경우 청출어람의 경지를 개척했음은 11세기 중국인 학자 太平老人이 그의 저술인≪袖中錦≫에서 천하제일의 하나로 청자 중에서는 고려의 秘色을 꼽았던 사실에서도 입증이 된다.582)

 고려 청자와 관련해서 제일 먼저 관심을 끄는 것은 청색의 유약 색깔이다. 고려인들이 翡色이라고 불렀던 유약 색깔이야말로 고려 청자의 첫 번째 특성으로 꼽을 만하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심연의 바다 속처럼 그윽하고 푸르른 유약 색깔은 불교를 토대로 한 고려시대 미의식과 잘 합치되었던 것으로 믿어진다. 고려시대의 불교회화에서도 비슷한 톤과 느낌의 푸른색과 녹색이 자주 사용되었던 것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즉 청자색과 그와 유사한 청록색은 고려의 색채였다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이러한 고려의 불교미학적인 청색은 유교미를 대변하는 조선시대 백자의 흰색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고려의 비색은 중국 청자의 색과 많은 차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도 고려의 특성으로 꼽을 만하다. 중국 송원대 청자 색깔이 비교적 밝고 얕고 경쾌해 보이는데 반하여 고려의 비색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그윽하고 차분한 느낌을 준다.

 고려시대 청자의 특성으로 형태미를 빼놓을 수 없다. 조각작품을 연상시키는 상형성, 다양한 형태의 변화를 보여 주는 조형성, 항상 존중된 곡선적 형태미 등은 유약 색깔과 함께 고려 청자를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583)

 상감기법은 금속공예나 목칠공예에서도 고대로부터 자주 사용되던 것이지만 이 기법을 도자기의 장식기법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한 것은 고려 도공들뿐이었다. 따라서 상감기법은 고려 청자를 가장 고려적인 것으로 승화시킨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584) 진사의 사용도 마찬가지라 하겠다.585) 이처럼 청자는 불교회화와 함께 고려시대 미술의 수준과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두 분야 모두 그 제작을 후원하고 지도했던 고려의 왕실과 귀족들이 지녔던 기호와 미의식을 반영하였음이 분명하다. 이점은 고려시대의 나전칠기와 금속공예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고려 미술의 특성은 목조건축에서도 엿보인다. 부석사 무량수전을 위시한 고려시대의 목조건축을 보면 추녀가 하늘을 향하여 약간씩 치솟아 경쾌한 곡선미를 이루는데 이러한 특성은 조선시대로 그대로 계승되어 발전하면서 한국 고건축의 특성으로 굳어지게 되었다.586) 이러한 완만한 곡선미는, 추녀끝이 지나치게 치솟아 과장되어 보이는 중국의 건축이나 밋밋하게 수평을 이루는 일본의 건축과 크게 차이를 나타내는데 그 특성은 고려시대에 형성된 것이다.

578)李東洲,≪高麗佛畫≫, 韓國의 美 7(中央日報社, 1989).

≪高麗, 영원한 美-高麗佛畫特別展-≫(三星美術文化財團, 1993).

菊竹淳一·鄭于澤,≪高麗時代의 佛畫≫(시공사, 1996).

洪潤植,≪高麗佛畫의 硏究≫(同和出版公社, 1984).

문명대,≪고려불화≫(열화당, 1991).

菊竹淳一·吉田宏志,≪高麗佛畫≫(東京:朝日新聞社, 1981).

鄭于澤,≪高麗時代阿彌陀畫像の硏究≫(京都:永田文昌堂, 1990).
579)李東洲, 위의 책, 圖 26 참조.
580)崔淳雨,≪靑磁-土器≫, 圖 2∼108 참조.
581)G. St. G. M. Gompertz, Korean Celadon and Other Wares of the Koryo Period(London:Faber and Faber, 1963), pp. 6∼7 참조.
582)金元龍·安輝濬,≪新版 韓國美術史≫, 261쪽, 주 29 참조.
583)崔淳雨,≪靑磁-土器≫, 圖 2·8·13·15∼27 참조.
584)崔淳雨, 위의 책, 圖 34∼85 참조.
585)崔淳雨, 위의 책, 圖 87∼93·96 참조.
586)金正基,≪建築≫, 韓國美術全集 14(同和出版公社, 1975), 圖 11.

최순우,≪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학고재, 1994), 78∼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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