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집터의 성격
철기시대의 집터는 청동기시대와 마찬가지로 땅을 파서 만든 움집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평면형태, 상부구조, 내부시설, 규모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달라진 점들을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면형태의 차이는 시기적인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청동기시대에 비해 철기시대에는 원형계 집터의 비율이 크게 줄어들면서 방형 혹은 장방형계 집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다. 한편 원형계에 있어서 원형보다 타원형이 많아지는 점과 방형계에 있어서 방형보다 장방형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것은 모든 집터가 길어지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원형계 집터는 과도기에 사용되거나 부속시설로서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주는 것이다. 또한 중부지방에서의 呂자형이나 凸자형과 같은 집터의 출현도 특이하다.
둘째, 화덕에서의 차이가 있다. 청동기시대의 화덕이 무시설식이나 위석식인데 반해 철기시대에는 새로이 터널형이나 부석형 화덕이 출현하며 이들 화덕은 점차 발달하여 온돌시설로 변화되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화덕과 관련되어 부뚜막이 출현하고 있는데 이는 부엌으로 발전되었을 것이다.
셋째, 高床家屋의 출현이다. 대체로 철기시대 집터는 수혈의 깊이가 낮아지면서 반수혈주거지로 변화되고 있다. 또한 기둥구멍만이 발견되는 하남 미사동유적과 김해 부원동유적의 고상가옥지나 서까래가 발견된 서울 석촌동가옥과 같이 고상가옥도 발견되고 있다.
결국 철기시대 집터는 선사시대의 주거형태인 수혈집터가 대부분이나 평면형태나 내부시설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삼국시대에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고상가옥으로의 변화 형태도 보이고 있어 과도기적인 단계의 성격을 볼 수 있다.
<崔盛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