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석등
石燈은 사찰에서 법당이나 불탑 앞에 설치하는데, 불타의 광명을 상징하는 뜻에서「光明燈」이라고도 한다. 고려시대에 이르러 능묘 앞에도 석등을 설치하게 되었을 때, 주택에서와 같이 「長明燈」이라 부르게 되었다. 현재 사찰에 건립된 고려 후기의 석등은 그리 많지 않으며 건조연대가 확실한 것으로는 신륵사보제존자석종 앞 석등(보물 231호, 우왕 5년 ; 1379,<사진 12>)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이 석등은 전형양식에서 다소 변형된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火舍石은 蠟石으로 조성되었으며 다른 부재들은 화강암으로 조성되었다. 8각형의 지대석 위에 弧形의 높은 굄과 1단의 낮은 받침을 갖춘 연화대석을 하대로 삼고 그 위에 竿柱와 蓮華上臺를 마련하였는데 이 상·중·하대는 1석으로 조성된 것이다. 상·하대의 연화문은 16판씩의 앙·복련이며 간주석은 낮은 중대형으로 8귀퉁이에 連珠形의 우주가 각출되고 각 면에는 안상과 화문을 장식하였다. 화사석은 납석으로 조성하여 높직한 굄대가 하단에 마련되어 있는데 8귀퉁이에 원주가 모각되고 蟠龍紋이 장식되었다. 8면에 火窓이 개설되었으며 상면에는 각 면에 飛天이 조각되고 상단에는 창방과 평방이 모각되었다.
옥개석은 중후한 화강암으로 조성되었는데 처마와 전각의 반전이 경쾌하다. 상륜은 표면에 연판이 조각된 복발이 있고 그 위에 2단의 보륜과 큼직한 연봉형의 보주가 있다. 이 석등은 고려 말기의 대표적인 양식이며 한편 조선시대 장명등의 祖形이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