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청담한 채소요리의 발달
≪성호사설≫ 권 5에서 고려의 생채는 맛이 매우 좋고 뒷산에는 藦菰의 향이 가득하며 고려사람은 생채에 밥을 싸먹는다고 하였다.1187)≪고려도경≫은 객관(여관)에서 날마다 먹는 나물을 내놓는데 이것을 沙蔘(더덕)이라고 불렀다.1188)≪鄕藥救急方≫,≪東國李相國集≫ 등에 의하면 고려시대에 순무·오이·가지·동아·박·댓무우·배추·아욱·부추·상추·마늘·파·생강·소산류·토란 등을 재배하였다. 이외에 죽순·고비·고사리·도라지·더덕 등 여러 가지 들나물과 산나물, 여러 가지 버섯 등이 있었으며, 천초·귤피·석류 등이 향신료 또는 향미료로 쓰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채집채소와 재배채소로 파장아찌·무장아찌·순채냉국·토란국 등을 만들었고 다시마요리가 좋았다. 특히 우리 나라는 풍토와 산수가 청명하였으므로 채소의 맛이 연하고 청담하여, 쌈싸기·동치미·나박김치와 같이 채소의 신선한 맛과 영양성분을 보유할 수 있는 음식법이 발달하였는데, 이것은 고려의 숭불환경에서 더울 발달하게 되었다. 특히 동치미·나박김치류와 같이 채소의 맛과 영양성분을 보유한 우리 김치의 고유성이 도출된 것은 시대적으로 신라·고려를 통하는 한 시기이며 이러한 발전은 우리의 맑고 빼어난 자연조건과 숭불환경이 어울린 산물의 하나이다.≪동국이상국집≫에서 “서리가 내릴 때에 순무를 자르면 마치 배와 같이 맛이 좋다”고 하였듯이1189) 우리 풍토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맛이 청담하고 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