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장류와 젓갈
한국의 장류는 콩으로 메주를 쑤어 말렸다가 소금물에 담그는 것을 전통으로 한다. 장류를 가공하기 시작했던 때가 언제인가는 알 수 없으나 일찍부터 콩을 재배하고 항아리를 상용하였으므로 그 때 이래 실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농업의 시작을 확인해 주는 황해도 鳳山 智塔里住居址 이래로 예외없이 뚜껑이 있는 항아리가 출토되어 발효식품의 저장용기로 썼음을 알게 해준다. 또 한반도 일부 지역은 만주 일대와 함께 콩의 원산지로서 기원전 2,000년대 후반의 유적에서부터 콩이 나오고 있다.1197) 그리고≪삼국지≫ 위서 동이전은 “고구려가 스스로 藏釀을 잘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는 우리의 상고시대에 장담그는 기술을 전해 받게 된 것이다. 신라 신문왕이 왕비를 맞이할 때의 폐백품목으로 쌀·술·기름·脯·醢(젓갈·김치류) 등과 함께 醬과 豉가 있는데 이러한 식품들이 이 시대의 필수적인 기본식품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상고시대부터 만들어졌던 장류는 계속하여 우리 음식의 기본 조미식품이며 동시에 보편적인 단백질을 공급하는 찬물로서 계승되어 오고 있었다. 현종 9년(1018) 興化鎭의 난으로 백성들이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을 때, 문종 6년(1052) 기근으로 개경에 굶주리는 사람이 3만여 명이 모였을 때 양곡과 함께 장과 시를 구휼식품으로 제공하였다.1198)
젓갈은 어패류의 발효식품으로서 세계 도처에 각기 명물이 있으나 특히 벼농사국으로서 역사가 깊은 지역에는 각기 전통음식으로서 크게 발달되어 있다.1199)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고시대부터 지역에 따라 명물 젓갈이 발달되었으며, 고려시대에도 많이 먹는 식품의 하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