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리학
조선 후기의 지리학은 서양의 과학사상과 北學의 영향을 받은 실학자들에 의해 발달하기 시작하였다. 실학자들이 지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은 임진·병자의 양대 전란을 통하여 강화된 애국심과 민족적 자각일 것이다. 이 애국심은 국토의 자연환경, 자원의 분포, 인구와 취락, 관방 등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국토의 연구로 승화되었다.
조선 후기의 지리학에서 특기할 만한 성과는 천하사상의 탈피, 즉 한국적 지리학의 연구였다. 따라서 지리학자들은 한반도 중심의 지역연구와 지도제작을 통하여 우리 민족의 독자적인 공간관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들 대부분이 정계에서 소외된 양반 또는 평민출신들이기 때문에 그들의 지식과 업적이 국가정책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점은 자주 거론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지리적인 사고와 연구업적은 실용적인 특성이 강하므로 다른 분야에 비해 활용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예로 조선 후기에 활발하게 편찬된 관찬 및 사찬읍지, 각종 지리지, 지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