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사 제6장 멋스러움과 단아함을 위한 치장1. 머리치장

모자의 나라

유건(儒巾)은 조선시대 유생들이 향교나 서원, 과거 시험장이나 제사에 참석할 때 쓰던 관모(冠帽) 가운데 하나이다. 검은 베나 삼베로 자루 모양을 만들어 양옆을 접어 넣은 후, 위쪽 솔기를 뒤로 젖히고 양 귀를 잡아 빼면 유건의 모양이 완성된다. 유건은 모양이 선비 사(士) 자와 비슷하여 유생들이 즐겨 썼다.

이 밖에도 조선시대 선비들이 평상복에 착용하였던 여러 관모가 있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복건(幅巾)은 한 폭의 검정 옷감으로 길게 접은 후, 정수리 모양을 둥글게 바느질하고 앞쪽에서 주름을 잡아 양옆으로 끈을 단 것이다.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사용하였으며, 어린아이는 금박으로 글귀와 길상 문양을 찍어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소과 응시>   
19세기에 그린 평생도 중 유건을 쓴 유생들이 소과(小科)에 응시하여 시험을 치르는 광경이다.
<투호도>   
19세기에 선비들이 투호놀이하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다. 정면에 보이는 사람은 와룡관을, 나머지 두 사람은 갓을, 한 사람은 복건을 썼다.

모자의 명칭은 모양을 참고해서 붙인 것도 있지만, 그 모자를 즐겨 썼던 사람의 이름을 붙인 것도 있다. 와룡관(臥龍冠)은 중국 삼국시대에 제갈량이 썼던 것이며, 정자관(程子冠)은 송나라 때 정자가 즐겨 썼던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정자관은 중앙이 뾰쪽하여 산(山) 모양이며, 망건처럼 말총으로 만들었다. 이 층으로 올린 것은 이층관, 삼 층으로 올린 것은 삼층관이라고 한다. 탕건은 조선시대 선비들이 집에서 망건을 쓴 후 착용한 가벼운 모자의 일종이다. 대나무나 말총으로 만든 후 검정색 옻칠을 하였고, 마치 택시 지붕 위에 붙어 있는 캡 모양으로 생겼다. 탕건 위에 갓을 쓰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맨상투 바람으로 있는 것을 매우 꺼려했기 때문에 간편한 탕건을 항상 착용하였다.

[필자] 송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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