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4. 중인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1. 인구동향
          • 1) 편호방식
          • 2) 인구동향과 인구추계
          • 3) 인구이동과 그 영향
        • 2. 신분의 구분
          • 1) 신분제의 개편
          • 2) 4분설
          • 3) 양분설
        • 3. 양반
          • 1) 양반의 개념
          • 2) 양반의 성립과정
          • 3) 양반의 특권
            • (1) 문음의 특전
            • (2) 과거의 특전
            • (3) 관직의 특권
            • (4) 군역의 특전
            • (5) 토지소유의 특전
          • 4) 양반의 신분적 지위
        • 4. 중인
          • 1) 중인의 개념
          • 2) 중인의 성립과정
          • 3) 기술관
          • 4) 서얼
          • 5) 중앙서리
          • 6) 향리
          • 7) 토관
          • 8) 군교
        • 5. 양인
          • 1) 양인의 개념
            • (1) 양인의 범주
            • (2) 양인의 용례와 범위
            • (3) 양인 규범의 확립과정
          • 2) 양인의 신분적 특성
            • (1) 천인에 대한 양인의 상대적 신분 특성
            • (2) 양인 내부의 권리·의무상의 차등관계
          • 3) 양인의 존재양태
            • (1) 농민
            • (2) 신량역천과 칭간칭척자
            • (3) 공상인 및 기타 특수 부류
        • 6. 천인
          • 1) 천인의 구성
          • 2) 노비의 존재양태
            • (1) 공노비의 존재양태
            • (2) 사노비의 존재양태
          • 3) 노비의 입역과 신공
            • (1) 공노비의 입역과 신공
            • (2) 사노비의 입역과 신공
          • 4) 노비의 신분적 성격
          • 5) 백정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1. 가족제도
          • 1) 혼인제도와 가족유형
            • (1) 조선 초기의 혼인제도
            • (2) 조선 초기의 가족유형
          • 2) 상속제와 양자제도
            • (1) 조선 초기의 상속제
            • (2) 조선 초기의 양자제도
          • 3) 장례와 제사
            • (1) 법제로서의 상·제
            • (2) 조선 초기 상·제의 실제
            • (3) 5복제의 변화
          • 4) 족보
          • 5) 종법제도와 친족
            • (1) 조선 초기의 종법제도
            • (2) 조선 초기 친족구성
        • 2. 의식주 생활
          • 1) 의생활
            • (1) 조선 초기 복식문화의 역사적 배경
            • (2) 조선 초기 복식구조
          • 2) 식생활
            • (1) 조선 초기 주요식품
            • (2) 일상식의 관행
            • (3) 조선 초기의 주요음식
            • (4) 구황식품
          • 3) 주생활
            • (1) 취락의 입지조건
            • (2) 조선 초기 살림집의 모습
            • (3) 살림집의 구조와 생활
            • (4) 살림집의 개선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1. 가족제도
          • 1) 진휼정책
            • (1) 재해상황
            • (2) 일반대책
            • (3) 특별대책
          • 2) 진휼기구
            • (1) 구황청
            • (2) 상평창
            • (3) 의창
            • (4) 사창
            • (5) 혜민서
            • (6) 활인서
            • (7) 진제장
        • 2. 의료제도
          • 1) 의료시책
            • (1) 의학교육의 강화
            • (2) 의녀제도의 창설
            • (3) 향약의 개발과 보급
            • (4) 의서의 편찬
            • (5) 전문의의 양성
          • 2) 의료기구
            • (1) 3의사
            • (2) 제생원
            • (3) 활인서
            • (4) 지방의 의료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4. 중인

1) 중인의 개념

 185)조선시대에는 지배계층인 兩班에는 미치지 못하고 피지배계층인 良民(常人)보다는 우위에 있는 중간신분층으로서 中人이라 불리는 독특한 신분층이 있었다.

 이 같은 신분개념으로 중인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 후 즉 조선 후기에 들어와서이다. 그런데 조선 후기의 여러 기록들은 중인 신분의 범주에 관하여 각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해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 다. 그러나 이를 종합하면 중인은 크게 좁은 의미의 중인과 넓은 의미의 중 인으로 구분된다.

 좁은 의미의 중인은 주로 중앙의 여러 技術官衙에 소속되어 있는 譯官·醫官·天文官·地官·禁漏·算官·律官·寫字官·畵員 등의 기술관원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들은 雜科試驗에 합격해서 선발된 기술관원이거나 雜學取才를 거쳐서 뽑힌 기술관원들로서 모두가 동반 소속의 관원이었다. 그러나 넓은 의미의 중인은 중앙의 기술관을 비롯하여 지방의 기술관, 그리고 서얼, 중앙의 서리와 지방의 향리·토관·군교·교생186) 등의 여러 계층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것이다. 이 넓은 의미의 중인이 바로 조선시대 중간신분층으로서의 중인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인들은 스스로 중인으로 불리는 것을 꺼리는 부류와 스스로 중 인을 자칭하는 부류가 있었다. 좁은 의미의 중인인 중앙의 기술관의 경우 주관적으로는 士族의 후예임을 자처하는 동시에 양반과 다름없는 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자신들과 함께 넓은 의미의 중인으로 불리면서 동류로 취급되는 것을 불만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에 향리와 장교 및 교생 등은 중인임을 자칭하는 부류들이었다.

 중인은 양반도 아니고 양민도 아닌 그 중간에 존재하고 있다는 계급적 중간성에서 붙여진 호칭이다. 간혹 기술관원들이 조선 후기의 四色黨論에서 중립을 지켰기 때문에 호칭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고,187) 또 기술관원들이 서울의 중심부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호칭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188) 모두 적절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중인이 양반과 양민 사이에 위치한 중간신분의 개념으로 쓰인 것이 17세기 이후부터라고 해서 중간신분층의 존재가 17세기에 별안간 나타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미 조선 초기부터 지배신분층의 양분화에 따라 중인 신분의 전단계인 하급 지배신분층이 형성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189) 즉 15·16세기를 거치면서 지배신분층이 사족 중심의 상급 지배신분층과 기술관 및 경·외서리 등의 하급 지배신분층으로 양분화되어 상급 지배신분층은 배타적인 양반 신분으로 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하급 지배신분층은 현실적인 지위나마 유지하기 위하여 그들의 직종과 신분을 세습해 나가게 되고, 그리하여 이들은 양반화하는 상급 지배신분층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지배 계층인 양민도 아닌 양자의 중간에 위치하는 신분으로 점차 그 틀을 잡아가게 된 것이다.

 조선시대에 중인의 신분적 지위는 양반에는 미치지 못하였지만 양민보다는 높은 위치에 있었다. 이러한 중인도 넓게는 지배계층에 포함되며 대체로 그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양반과 함께 지배계층에 속했다 하더라도 중인은 양반과 신분적으로 엄격히 구분되어 서로 간에 교유가 없었다. 특히 조선 후기에 와서 향리·교생 등 향촌의 중인과 양반인 사족과의 장벽이 오히려 양민과의 장벽보다 더 엄격한 것으로 지적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중인과 양반, 중인과 양민 사이에 계급적 장벽이 가로놓여 있었다 하더라도 그 장벽이 법제에 의하여 규정된 것이 아니고 사회관습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상호간에 상하 이동이 전혀 불가능한 신분적 장벽은 아니었다. 실제로 적은 사례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장벽을 뛰어넘는 상하 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편 중인은 그 안에 포함된 잡다한 부류의 사람들이 각기 올라갈 수 있 는 최고의 품계, 즉 限品에 따라 상·중·하의 세 계층으로 구분된다. 상층 은 정3품 당하관이 한품인 계층으로서 상급기술관인 역관·의관·천문관·지관, 문·무관2품 이상의 良妾子孫 등이 이에 속한다. 중충은 정4품 이 하 종6품까지의 참상관이 한품인 계층으로서 하급기술관인 산관·율관·금루·화원·道流,190) 문·무관2품 이상의 賤妾子孫과 3품 이하 6품 이상 관리의 양·천첩자손 및 7품 이하 無職兩班의 양첩자손, 그리고 錄事·土官·戶長 등이 이에 속한다. 하층은 7품 이하의 참하관이 한품이거나 품계가 없는 계층으로서 7품 이하 무직양반의 천첩자손과 書吏·六房鄕吏·軍校 등이 이에 속한다.

 조선시대 여러 부류의 중인은 양반관료제 통치기구의 하부에서 직종에 따 라 중세국가의 운영에 필수적인 통역·의학·천문기상·법률·산술 등의 전문적인 각종 실용기술을 전담하였다. 또한 중앙관청과 지방관아에서 행정말단의 실무를 담당하였는데, 착취적인 성격이 강하여 농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기 쉬운 대민수취 업무도 이에 포함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중인은 양반관료를 도와 그들이 수립한 정책을 실제적으로 수행한 자들로서 조선왕조의 중세적 양반정치를 보좌하는 존재 내지는 양반정치의 하수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중세국가 운영에서 양반이 정책입안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면, 중인은 행정실무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 중인이 양반의 지배를 받고 있었지만, 그들도 넓게는 지 배신분층의 일부로서 그들이 世傳하고 있는 전문적인 기술지식이나 행정능력을 통하여 양반에 못지 않은 지식과 경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 나름의 독특한 中人文化를 향유하고 있었다. 예컨대, 그들만의 전문적인 기술지식과 특수한 문서양식, 그리고 독특한 시문인 委巷文學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그들 특유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행동이 민첩하고 깔끔하며 이해관계에 밝고 대인관계에 능하였다 한다.

185)중인의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고하였다.

李成茂, <朝鮮初期의 技術官과 그 地位-中人層의 成立問題를 中心으로->(≪柳洪烈博士華甲紀念論叢≫, 1971).

―――, <朝鮮前期의 身分制度>(≪東亞文化≫13, 서울大, 1976).

―――, <朝鮮前期 中人層의 成立問題>(≪東洋學≫8, 檀國大, 1978).

許善道, <朝鮮時代 中人硏究>(1981년도 문교부 학술연구 조성비에 의한 연구보고서).

鄭玉子, <朝鮮後期의 技術職 中人>(≪震檀學報≫61, 1986).

韓永愚, <朝鮮時代 中人의 身分·階級的 性格>(≪韓國文化≫9, 서울大, 1988).

鄭武龍, <朝鮮朝 中人階層 試考(I)>(≪論文集≫12, 慶星大, 1991).
186) 향교에는 조선 초기 이래 士族子弟뿐만 아니라 土官·平民子弟도 입학하였다 (李範稷, <朝鮮前期의 校生身分>, ≪韓國史論≫3, 1976 참조). 이러한 현상은 조선 후기에도 이어지는데, 조선 후기의 경우 신분적 차이에 따라 향교에서의 거처를 달리하며 사족자제는 東齋, 서얼·평민자제는 西齋에 거하였다. 이들 중 서재에 거하는 서얼·평민 출신 校生들이 점차 평민보다는 약간 우위에 있으나 사족에는 미치지 못하는 존재로 여겨져 中人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이에 대하여 다음의 글들이 참고가 된다.

朴連鎬, <仁祖∼肅宗年間의 軍役과 校生考講>(≪정신문화연구≫1986, 봄).

全炅穆, <朝鮮後期 校生의 身分에 관한 再檢討>(≪宋俊浩敎授停年紀念論叢≫, 1987).

尹熙勉, <朝鮮後期 額內校生>(≪東亞硏究≫13, 1988).
187)<「象院科榜」 수록 中人通淸運動資料>(≪韓國學報≫45, 一志社, 1986), 251∼262 쪽 및 玄檃,≪中人來歷의 略考≫참조.
188)≪備邊司謄錄≫권 111, 영조 18년 10월 11일.
189) 조선왕조 성립 이후의 신분제 개편방향에 대한 견해는 현재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지배계층을 상급 지배신분층과 하급 지배신분층으로 兩分化시킴으로써 상급 지배신분층은 兩班化하고 하급 지배신분층은 中人化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良賤制 사회를 이룸으로써 良人身分이면 양인 내의 상·하 신분을 성취적으로 획득할 수 있게 되었는데, 16세기 이후 士林派의 등장과 함께 양인신분층이 점차 兩班·中人·常民으로 분화되어 갔다는 것이다(자세한 연구동향은 이 책 I편 2장의 2절<4분설>및 3절<양분설>참조). 이에 대해 필자는 전자의 입장에 서서 이 글을 서술하였다.
190) 道敎의 祭天行事를 주관한 昭格署에 소속된 雜職으로서 임진왜란 때 재차 혁파된 후 다시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조선 후기에는 존재하지 않았다(李鍾殷, <昭格署硏究>,≪比較文化硏究≫7, 漢陽大, 1988).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