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한전작물의 종류
조선 전기에 재배되었던 한전작물의 종류를 보면 섬유작물인 삼(麻), 稻類로서의 밭벼(旱稻), 高田작물로서 기장(黍)·조(粟)·粱·수수(蜀黍)·피(稷), 豆類로서는 콩(大豆)·팥(小豆)·綠豆, 맥류로서는 보리(大麥, 麥)·밀(小麥, 麥)·봄보리(春麥), 그리고 기타 작물로서는 참깨(胡麻)·들깨(油麻)·모밀(喬麥) 등이 재배되었다. 이 시대 한전작물의 위치를 당시 농서를 통해 살펴보면190)≪농사직설≫에서는 고전작물류·맥류·두류의 순으로 중요시되었다. 그러나≪금양잡록≫에서는 맥류와 두류의 위치가 바뀌어 맥류의 위치가 비교적 낮았음이 발견된다.
또한≪금양잡록≫에는 모두 56품종의 한전작물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를 보면 품종은 기장과 조·콩·팥·피·밀의 순으로 발달하였다.191) 특히 맥류가 가장 적은 품종분화를 보이고 있는 반면 두류나 고전작물류의 품종이 가장 많이 분화하였다. 이는 당시에 고전작물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재배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들은 까락(芒)의 유무와 길고 짧음, 이삭이 필 때와 익었을 때의 껍질(甲)·열매(實)·눈(眼)·줄기의 색·종자의 크기, 그리고 파종기와 파종처에 따라서 각각 달리 분류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미 이 시대에는 많은 다양한 한전작물들이 우리 풍토에 토착화하여 널리 재배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