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불교계의 동향
儒敎立國의 國是에도 불구하고 조선 전기에는 억불정책과 흥불노력이 일정하게 교대로 나타났다. 이는 제한적이나마 아직은 불교의 사상적 영향력과 함께 興佛主 등 불교세력이 존재함으로써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중기에 들어서면 사정은 급격히 달라진다. 배불세력으로서의 性理學 그룹이 크게 성장하고 있음에 반해 불교사상은 완전히 위축되고, 더욱 강화되고 있는 억불정책에 대응할 만한 불교세력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러한 시대의 여건은 더 이상의 공식적인 흥불을 기대할 수 없게하는 것이었다.
이로써 조선 중기에는 일방적인 억불상황이 그대로 고정되고 마는데, 이는 곧 불교교단의 새로운 변화를 의미한다. 이로부터 불교는 山中僧團으로 축소되어 점차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은둔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같은 조선 중기의 불교계에 관해서는 산중승단의 형성 및 山僧들의 법통계승, 이 시대의 신앙형태, 그리고 왜란·호란 기간 중의 義僧軍 활동을 중심으로 그 대강의 동향을 살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