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불교신앙의 제형태
불교신앙은 인간의 구제를 본질로 하는 만큼 그 형태 또한 다양할 수밖에 없다. 구제받고자하는 인간의 이상과 현실이 그만큼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여말선초의 불교종파가 11종이나 되었던 것도 이같은 사실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조선 중기의 불교는 이미 억불정책 속에서 無宗의 산중승단이 되어, 종파의 다양성은 물론 공개적인 신앙 및 포교활동의 길마저 완전히 봉쇄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현실 속에서도 불교신앙은 여러 형태로 조선사회에 전개되고 있다. 이는 계속된 억불상황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인간구제적 기능이 민중을 대상으로 여전히 발휘되고 있었음을 말해주며, 동시에 유교가 갖는 종교적 한계성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조선시대의 불교신앙은 전반적으로 크게 몇 가지 유형과 흐름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시기를 중기에 한정하여 그 형태를 간략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비교적 보편성을 띠고 언제나 유행해온 다음과 같은 신앙을 중심으로 그 전개 속에서 조선 중·후기의 대체적인 신앙형태를 추정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