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잡어구·어법
이 밖에 잡종의 어구·어법이 있었다.≪임원십육지≫佃漁志 釣簎條에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어법이 소개되어 있다. 활을 쏘아 물고기를 잡는 射魚繳, 작살줄이 달린 삼지창 모양의 작살로 얼음 밑의 잉어를 잡는 刺鯉法, 해녀가 오늘날과 같은 방법으로 잠수하여 전복·홍합·해삼 등을 잡는 採鰒法·採淡菜法·採海蔘法, 진흙과 모래 속에 엎드려 있는 자라를 작살로 찔러 잡는 捕鼈法, 말여뀌의 뿌리와 줄기를 찧어서 물 속에 넣어 물고기를 잡는 藥魚法, 보쌈 어법인 冪袱取魚法, 베의 좌우에 대 자루를 단 어구를 조수가 왕래하는 강변의 모래사장에 펼쳐 놓았다가 그 위에 밀어가 올라오면 자루를 잡고 어구를 올려 잡는 張衾取魚法, 사람이 탄 작은 배가 빈 작은 배를 끌고 順流를 타고 서서히 내려가 물고기가 뛰어서 스스로 빈 배에 들어가도록 하는 聯舠取魚法, 숭어를 잡는 특수한 방법으로서 빈 섬을 수십 장 연결하여 물 위에 띄우고 그 밑에 많은 새끼를 달아 숭어가 있는 곳에 끌고 가면 숭어가 새끼를 보고 그것을 해치는 물건으로 의심하고 뛰어올라 섬 위에 떨어지도록 하여 잡는 浮苫取魚法, 물 속의 모래를 밟고 가면서 모래 속에 숨은 횟대나 모래무지를 잡는 踏沙取魚法, 수수 이삭을 주낙처럼 새끼에 달아 물 속에 넣어 게를 잡는 懸蜀黍捕蟹法 등이다.
이상과 같이 기발한 방법으로 물고기나 기타 수산동물을 잡았고 다시마나 미역과 같은 해조류를 채취하는 데에도 특이한 방법이 사용되었다. 영·정조 때의 학자 洪良浩가 지은≪北塞記略≫에 의하면, 昆布와 海藿은 明川지방과 慶興의 西水羅串에만 있는데, 3∼4월에 배를 타고 가서 이를 채취할 때 물고기 기름을 수면에 뿌려 물 밑이 잘 보이게 하여 長木으로 캐었다고 한다.0586) 물고기 기름을 뿌리는 어법은 지금도 강원도에서 토막배로 미역을 채취하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0586) | 洪良浩,≪北塞記略≫孔州風土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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