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상도고의 활동
조선 후기의 상업계는 국내의 상품화폐경제의 발달과 대외무역의 성행에 힘입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활기를 띠며 발전해가고 있었다. 앞에서 살펴 본 시전상인과 공인·경주인·영주인·영저도고 등 官商都賈의 활동도 이와 같은 상품유통경제의 발달에 기초한 것이지만, 이들의 도고상업은 그들이 지녔던 특권성으로 인하여 근본적으로 자유상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었다. 이에 관상도고에 강력히 도전하면서 새로운 상업체계를 수립하려는 상인층이 광범하게 대두하게 되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私商都賈와 수공업자·소상인·소비자 등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상인은 사상도고였다. 사상도고는 대규모의 자본력과 전국적인 상업조직망, 경영능력 등을 바탕으로 관상도고의 특권에 대항하면서 점차 조선 후기 상업계의 중심적 위치로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여기에서는 이들의 상업활동을 서울과 같은 대도시지역과 그 주변지, 상품의 생산지 및 집산지 등 그들의 활동 근거지별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