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편 한국사조선 시대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Ⅱ. 18세기의 민중운동2. 유민과 명화적1) 유민
    • 01권 한국사의 전개
      • 총설 -한국사의 전개-
      • Ⅰ. 자연환경
      • Ⅱ. 한민족의 기원
      • Ⅲ. 한국사의 시대적 특성
      • Ⅳ. 한국문화의 특성
    • 02권 구석기 문화와 신석기 문화
      • 개요
      • Ⅰ. 구석기문화
      • Ⅱ. 신석기문화
    • 03권 청동기문화와 철기문화
      • 개요
      • Ⅰ. 청동기문화
      • Ⅱ. 철기문화
    • 04권 초기국가-고조선·부여·삼한
      • 개요
      • Ⅰ. 초기국가의 성격
      • Ⅱ. 고조선
      • Ⅲ. 부여
      • Ⅳ. 동예와 옥저
      • Ⅴ. 삼한
    • 05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Ⅰ-고구려
      • 개요
      • Ⅰ. 고구려의 성립과 발전
      • Ⅱ. 고구려의 변천
      • Ⅲ. 수·당과의 전쟁
      • Ⅳ. 고구려의 정치·경제와 사회
    • 06권 삼국의 정치와 사회 Ⅱ-백제
      • 개요
      • Ⅰ. 백제의 성립과 발전
      • Ⅱ. 백제의 변천
      • Ⅲ. 백제의 대외관계
      • Ⅳ. 백제의 정치·경제와 사회
    • 07권 고대의 정치와 사회 Ⅲ-신라·가야
      • 개요
      • Ⅰ. 신라의 성립과 발전
      • Ⅱ. 신라의 융성
      • Ⅲ. 신라의 대외관계
      • Ⅳ. 신라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가야사 인식의 제문제
      • Ⅵ. 가야의 성립
      • Ⅶ. 가야의 발전과 쇠망
      • Ⅷ. 가야의 대외관계
      • Ⅸ. 가야인의 생활
    • 08권 삼국의 문화
      • 개요
      • Ⅰ. 토착신앙
      • Ⅱ. 불교와 도교
      • Ⅲ. 유학과 역사학
      • Ⅳ. 문학과 예술
      • Ⅴ. 과학기술
      • Ⅵ. 의식주 생활
      • Ⅶ. 문화의 일본 전파
    • 09권 통일신라
      • 개요
      • Ⅰ. 삼국통일
      • Ⅱ. 전제왕권의 확립
      • Ⅲ. 경제와 사회
      • Ⅳ. 대외관계
      • Ⅴ. 문화
    • 10권 발해
      • 개요
      • Ⅰ. 발해의 성립과 발전
      • Ⅱ. 발해의 변천
      • Ⅲ. 발해의 대외관계
      • Ⅳ. 발해의 정치·경제와 사회
      • Ⅴ. 발해의 문화와 발해사 인식의 변천
    • 11권 신라의 쇠퇴와 후삼국
      • 개요
      • Ⅰ. 신라 하대의 사회변화
      • Ⅱ. 호족세력의 할거
      • Ⅲ. 후삼국의 정립
      • Ⅳ. 사상계의 변동
    • 12권 고려 왕조의 성립과 발전
      • 개요
      • Ⅰ. 고려 귀족사회의 형성
      • Ⅱ. 고려 귀족사회의 발전
    • 13권 고려 전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중앙의 정치조직
      • Ⅱ. 지방의 통치조직
      • Ⅲ. 군사조직
      • Ⅳ. 관리 등용제도
    • 14권 고려 전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전시과 체제
      • Ⅱ. 세역제도와 조운
      • Ⅲ. 수공업과 상업
    • 15권 고려 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사회구조
      • Ⅱ. 대외관계
    • 16권 고려 전기의 종교와 사상
      • 개요
      • Ⅰ. 불교
      • Ⅱ. 유학
      • Ⅲ. 도교 및 풍수지리·도참사상
    • 17권 고려 전기의 교육과 문화
      • 개요
      • Ⅰ. 교육
      • Ⅱ. 문화
    • 18권 고려 무신정권
      • 개요
      • Ⅰ. 무신정권의 성립과 변천
      • Ⅱ. 무신정권의 지배기구
      • Ⅲ. 무신정권기의 국왕과 무신
    • 19권 고려 후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정치체제와 정치세력의 변화
      • Ⅱ. 경제구조의 변화
    • 20권 고려 후기의 사회와 대외관계
      • 개요
      • Ⅰ. 신분제의 동요와 농민·천민의 봉기
      • Ⅱ. 대외관계의 전개
    • 21권 고려 후기의 사상과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변화
      • Ⅱ. 문화의 발달
    • 22권 조선 왕조의 성립과 대외관계
      • 개요
      • Ⅰ. 양반관료국가의 성립
      • Ⅱ. 조선 초기의 대외관계
    • 23권 조선 초기의 정치구조
      • 개요
      • Ⅰ. 양반관료 국가의 특성
      • Ⅱ. 중앙 정치구조
      • Ⅲ. 지방 통치체제
      • Ⅳ. 군사조직
      • Ⅴ. 교육제도와 과거제도
    • 24권 조선 초기의 경제구조
      • 개요
      • Ⅰ. 토지제도와 농업
      • Ⅱ. 상업
      • Ⅲ. 각 부문별 수공업과 생산업
      • Ⅳ. 국가재정
      • Ⅴ. 교통·운수·통신
      • Ⅵ. 도량형제도
    • 25권 조선 초기의 사회와 신분구조
      • 개요
      • Ⅰ. 인구동향과 사회신분
      • Ⅱ. 가족제도와 의식주 생활
      • Ⅲ. 구제제도와 그 기구
    • 26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Ⅰ
      • 개요
      • Ⅰ. 학문의 발전
      • Ⅱ. 국가제사와 종교
    • 27권 조선 초기의 문화 Ⅱ
      • 개요
      • Ⅰ. 과학
      • Ⅱ. 기술
      • Ⅲ. 문학
      • Ⅳ. 예술
    • 28권 조선 중기 사림세력의 등장과 활동
      • 개요
      • Ⅰ. 양반관료제의 모순과 사회·경제의 변동
      • Ⅱ. 사림세력의 등장
      • Ⅲ. 사림세력의 활동
    • 29권 조선 중기의 외침과 그 대응
      • 개요
      • Ⅰ. 임진왜란
      • Ⅱ. 정묘·병자호란
    • 30권 조선 중기의 정치와 경제
      • 개요
      • Ⅰ. 사림의 득세와 붕당의 출현
      • Ⅱ. 붕당정치의 전개와 운영구조
      • Ⅲ. 붕당정치하의 정치구조의 변동
      • Ⅳ. 자연재해·전란의 피해와 농업의 복구
      • Ⅴ. 대동법의 시행과 상공업의 변화
    • 31권 조선 중기의 사회와 문화
      • 개요
      • Ⅰ. 사족의 향촌지배체제
      • Ⅱ. 사족 중심 향촌지배체제의 재확립
      • Ⅲ. 예학의 발달과 유교적 예속의 보급
      • Ⅳ. 학문과 종교
      • Ⅴ. 문학과 예술
    • 32권 조선 후기의 정치
      • 개요
      • Ⅰ. 탕평정책과 왕정체제의 강화
      • Ⅱ. 양역변통론과 균역법의 시행
      • Ⅲ. 세도정치의 성립과 전개
      • Ⅳ. 부세제도의 문란과 삼정개혁
      • Ⅴ. 조선 후기의 대외관계
    • 33권 조선 후기의 경제
      • 개요
      • Ⅰ. 생산력의 증대와 사회분화
      • Ⅱ.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 34권 조선 후기의 사회
      • 개요
      • Ⅰ. 신분제의 이완과 신분의 변동
      • Ⅱ. 향촌사회의 변동
      • Ⅲ. 민속과 의식주
    • 35권 조선 후기의 문화
      • 개요
      • Ⅰ. 사상계의 동향과 민간신앙
      • Ⅱ. 학문과 기술의 발달
      • Ⅲ. 문학과 예술의 새 경향
    • 36권 조선 후기 민중사회의 성장
      • 개요
      • Ⅰ. 민중세력의 성장
        • 1. 신분제의 이완과 민중사회의 성장
          • 1) 사족지배구조의 정착과 신분구조의 변화
          • 2) 17세기 위기 이후 대민 지배정책의 전환
            • (1) 국가의 대민 지배방식의 전환과 ‘여민휴식’정책의 철회
            • (2) 공동납체제로의 전환과 18∼19세기 호적 운영의 변화
          • 3) 사족지배질서의 동요와 민중의 성장
        • 2. 민중의 사회적 결속
          • 1) 공동체 질서와 민중
          • 2) 18세기 향촌공동체의 변화와 민중조직의 활성화
            • (1) 면리제의 강화와 민
            • (2) 동계의 변화와 분동
            • (3) 민중조직의 활성화
          • 3) 19세기 민중의 사회적 결속
            • (1) 향회의 활용
            • (2) 민중조직과 농민항쟁
        • 3. 민중운동의 사상적 기반
          • 1) 성리학에 대한 사상적 도전
            • (1) 성리학의 교조화
            • (2) 민중사상의 확산
          • 2) 민중운동의 사상적 특성
            • (1) 민중운동 속의 사상경향
            • (2) 민중사상 전파의 주체
            • (3) 정부의 대응책
      • Ⅱ. 18세기의 민중운동
        • 1. 사회경제적 배경과 정치적 과제
          • 1) 민중세계의 각성
          • 2) 유대관계의 강화
          • 3) 향권의 추이
          • 4) 사회세력의 동향
        • 2. 유민과 명화적
          • 1) 유민
            • (1) 유민발생의 배경
            • (2) 유민의 실태와 유입처
            • (3) 정부의 유민대책
          • 2) 명화적
            • (1) 명화적 발생의 배경과 조직체계
            • (2) 활동양상과 그 성격
            • (3) 정부의 대책
        • 3. 여러 지역의 항쟁과 ‘무신란’
          • 1) 18세기 초 민중의 동향과 변산군도
          • 2) 무신란의 발단과 전개
            • (1) 18세기 초 정치정세와 ‘무신당’의 결성
            • (2) 무신당의 반정계획과 지방토호·녹림당의 가세
            • (3) 무신란의 전개와 향촌사회의 동향
            • (4) 무신란의 참가계층과 그 성격
      • Ⅲ. 19세기의 민중운동
        • 1. 서북지방의 민중항쟁
          • 1) 사회경제적 특성과 항쟁의 배경
            • (1) 서북지방의 사회·경제적 특성
            • (2) 매향과 향권의 동향
            • (3) 중앙권력의 구조적 수탈
          • 2) 항쟁의 과정
            • (1) 서북민의 저항과 홍경래 난의 발발
            • (2) 홍경래 난의 전개과정
          • 3) 항쟁의 결과
            • (1) 홍경래 난 전후 향촌지배세력의 변동
            • (2) 반봉기군 ‘의병’의 향권 장악
            • (3) 서북민항쟁의 역사적 의의
        • 2. 삼남지방의 민중항쟁
          • 1) 사회경제적 배경과 정치적 여건
            • (1) 사회경제적 배경
            • (2) 정치적 여건과 지방사회의 운영
          • 2) 항쟁의 과정과 양상
            • (1) 항쟁의 발생 지역
            • (2) 항쟁의 직접적 계기
            • (3) 항쟁의 전개과정
            • (4) 항쟁의 참가층과 주도층
            • (5) 항쟁조직
            • (6) 요구조건
            • (7) 공격대상
          • 3) 정부의 대책과 항쟁의 의미
            • (1) 농민항쟁에 대한 정부의 대응
            • (2) 삼정에 대한 대책
            • (3) 이정책에 대한 반대 논의와 저항
            • (4) 농민항쟁의 평가
        • 3. 변란의 추이와 성격
          • 1) 변란과 민란
          • 2) 변란발생의 배경
            • (1) 사회적 모순의 심화와 ‘저항적 지식인’의 활동
            • (2) ‘양이’의 침공과 ‘이단사상’의 만연
          • 3) 변란의 추이
            • (1) 19세기 전반의 변란
            • (2) 해서, 영남세력의 변란
            • (3) 광양란
            • (4) 이필제란
            • (5) 기타
          • 4) 변란의 성격
            • (1) 변란의 조직과 운동구조
            • (2) 변란의 이념
            • (3) 변란과 19세기 후반의 민중운동
    • 37권 서세 동점과 문호개방
      • 개요
      • Ⅰ. 구미세력의 침투
      • Ⅱ. 개화사상의 형성과 동학의 창도
      • Ⅲ. 대원군의 내정개혁과 대외정책
      • Ⅳ. 개항과 대외관계의 변화
    • 38권 개화와 수구의 갈등
      • 개요
      • Ⅰ. 개화파의 형성과 개화사상의 발전
      • Ⅱ. 개화정책의 추진
      • Ⅲ. 위정척사운동
      • Ⅳ. 임오군란과 청국세력의 침투
      • Ⅴ. 갑신정변
    • 39권 제국주의의 침투와 동학농민전쟁
      • 개요
      • Ⅰ. 제국주의 열강의 침투
      • Ⅱ. 조선정부의 대응(1885∼1893)
      • Ⅲ. 개항 후의 사회 경제적 변동
      • Ⅳ. 동학농민전쟁의 배경
      • Ⅴ. 제1차 동학농민전쟁
      • Ⅵ. 집강소의 설치와 폐정개혁
      • Ⅶ. 제2차 동학농민전쟁
    • 40권 청일전쟁과 갑오개혁
      • 개요
      • Ⅰ. 청일전쟁
      • Ⅱ. 청일전쟁과 1894년 농민전쟁
      • Ⅲ. 갑오경장
    • 41권 열강의 이권침탈과 독립협회
      • 개요
      • Ⅰ. 러·일간의 각축
      • Ⅱ. 열강의 이권침탈 개시
      • Ⅲ. 독립협회의 조직과 사상
      • Ⅳ. 독립협회의 활동
      • Ⅴ. 만민공동회의 정치투쟁
    • 42권 대한제국
      • 개요
      • Ⅰ. 대한제국의 성립
      • Ⅱ. 대한제국기의 개혁
      • Ⅲ. 러일전쟁
      • Ⅳ. 일제의 국권침탈
      • Ⅴ. 대한제국의 종말
    • 43권 국권회복운동
      • 개요
      • Ⅰ. 외교활동
      • Ⅱ. 범국민적 구국운동
      • Ⅲ. 애국계몽운동
      • Ⅳ. 항일의병전쟁
    • 44권 갑오개혁 이후의 사회·경제적 변동
      • 개요
      • Ⅰ. 외국 자본의 침투
      • Ⅱ. 민족경제의 동태
      • Ⅲ. 사회생활의 변동
    • 45권 신문화 운동Ⅰ
      • 개요
      • Ⅰ. 근대 교육운동
      • Ⅱ. 근대적 학문의 수용과 성장
      • Ⅲ. 근대 문학과 예술
    • 46권 신문화운동 Ⅱ
      • 개요
      • Ⅰ. 근대 언론활동
      • Ⅱ. 근대 종교운동
      • Ⅲ. 근대 과학기술
    • 47권 일제의 무단통치와 3·1운동
      • 개요
      • Ⅰ. 일제의 식민지 통치기반 구축
      • Ⅱ. 1910년대 민족운동의 전개
      • Ⅲ. 3·1운동
    • 48권 임시정부의 수립과 독립전쟁
      • 개요
      • Ⅰ. 문화정치와 수탈의 강화
      • Ⅱ.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립과 활동
      • Ⅲ. 독립군의 편성과 독립전쟁
      • Ⅳ. 독립군의 재편과 통합운동
      • Ⅴ. 의열투쟁의 전개
    • 49권 민족운동의 분화와 대중운동
      • 개요
      • Ⅰ. 국내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운동
      • Ⅱ. 6·10만세운동과 신간회운동
      • Ⅲ. 1920년대의 대중운동
    • 50권 전시체제와 민족운동
      • 개요
      • Ⅰ. 전시체제와 민족말살정책
      • Ⅱ. 1930년대 이후의 대중운동
      • Ⅲ. 1930년대 이후 해외 독립운동
      • Ⅳ.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체제정비와 한국광복군의 창설
    • 51권 민족문화의 수호와 발전
      • 개요
      • Ⅰ. 교육
      • Ⅱ. 언론
      • Ⅲ. 국학 연구
      • Ⅳ. 종교
      • Ⅴ. 과학과 예술
      • Ⅵ. 민속과 의식주
    • 52권 대한민국의 성립
      • 개요
      • Ⅰ. 광복과 미·소의 분할점령
      • Ⅱ. 통일국가 수립운동
      • Ⅲ. 미군정기의 사회·경제·문화
      • Ⅳ. 남북한 단독정부의 수립

2. 유민과 명화적

1) 유민

(1) 유민발생의 배경

 농민들이 지배층의 수탈에 저항하는 일차적인 형태로 流亡이 있다. 유망은 농민들이 사회경제적인 요인과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생존기반을 점차 상실하여 現居住地에서 더 이상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자신의 현거주지를 自意로 이탈하여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행위이며, 이들 流亡民을 일컬어 流民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유민의 입장에서 보자면 유망의 결과는 첫째 거주지의 변화를 가져오고, 둘째 생계수단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 셋째 경우에 따라서는 유민 자신의 신분상의 변화를 가져오며, 넷째 일시적으로나마 국가의 파악 내지는 통제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가져오고, 다섯째 가족간의 離散을 가져와 가족구성상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220)

 유망은 농민층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 수취체제에 대한 避役저항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서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수취기반의 동요를 의미한다. 그리고 일부 농민이 국가의 부세를 피하는 방편으로 유망하면 그 부담은 향촌에 남은 농민들에게 疊役 등의 형태로 추가되었다. 즉 유망이 유민 당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부세수취를 피하는 임시방편적인 방안이었지만 이것은 남은 농민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의 일반화는 상대적인 賦稅不均의 심화와 사회통제력의 이완을 가져와 민인들 상호간의 계층분화를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하였다.221)

 이러한 농민의 유망은 전근대사회에 있어 일반적 현상이라 할 수 있으나, 발생배경을 살펴보면 각 시기마다 그 나름의 특성을 갖고 있는데, 18세기 유망현상의 가장 큰 특징은 유민의 수가 이전 시기에 비해 크게 증가한다는 점과 유민들의 일부가 토지에 재긴박되지 않고 완전히 유리되어 간다는 점이다. 18세기 유망현상의 이러한 특성은 이 시기의 사회경제적인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즉 18세기 조선사회는 조선 후기 이래로 진행되어온 농업생산력의 증대, 상품화폐경제의 발전, 신분제의 동요 등에 따라 중세사회가 해체되는 여러 모습들이 드러나는 시기였다. 그리하여 이러한 사회경제적 변동에 따른 모순의 증대로 농민의 유망현상은 더욱 잦아지고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중세사회의 지배체제를 근본적으로 위협하였다.

 농업생산력의 발전과 상품화폐경제의 발달은 농업경영에 있어서 몇 가지 중대한 변동을 초래하였는데, 그것은 지주층의 토지집적에 따른 토지 소유관계의 양극분화 현상과 廣作經營의 확대에 따른 경영분화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시기의 지주층과 새롭게 성장한 부농, 상인들은 토지 상품화가 일반화되면서 토지매매에 의하여 토지를 집적하여 나갔고, 여기에 이앙법 등을 비롯한 농법의 발전 및 곡물시장을 비롯한 유통경제의 발달은 이들에 의한 토지집적을 더욱 가속화시켰다.222) 반면 경제구조의 변동에 잘 대처하지 못한 영세농민은 부세부담, 고리대부담에 농사의 흉작까지 겹쳐 헐값에 자신의 토지를 내놓아야만 했다. 이렇듯 토지집중이 극단화되어가는 한편에서는 토지임대차 관계를 통한 경영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었다. 즉 이앙법·견종법 등의 보급으로 현저히 상승된 농업 생산력은 필요노동력을 절감시킴으로써 광작경영을 가능케 하였으며, 이에 따라 소유분화로 인하여 양산된 貧農·無土之民은 借耕地 획득마저도 어렵게 되었다.223) 그리하여 농지의 차경에서 배제되어 자립적인 재생산이 불가능해진 無田農民들은 挾戶·婢夫 등의 형태로 지주층에 포섭되거나 雇工 등 농촌 임노동자층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이마저 불가능했던 빈농·무토지민들은 토지로부터 축출되어 유민화할 수밖에 없었다.

 18세기 유민발생의 배경에는 이와 같은 농업경영의 변동과 상품화폐경제의 발달 외에도 국가권력에 의한 대민 수탈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들어 부세운영이 전세에서의 比摠制, 군역세에서의 里定制, 환곡에서의 里還·結還制 등과 같이 공동납의 형태로 운영되고, 중앙 및 지방의 재정수요가 늘어가게 됨에 따라 각종의 불법적인 수세관행이 파행적인 형태로 진행되어 나갔다. 수령은 증대된 지배력을 바탕으로 각종 비리를 자행하였으며, 수령과 결탁한 吏鄕 심지어 面·里任들까지도 각종 수탈을 공공연하게 자행하였다.224)

 한편 신분제의 동요와 더불어 부민들은 각종의 부담에서 빠져나가게 됨에 따라 국가의 부세수탈은 빈농층으로 집중되었다. 즉 부민들이 양반신분을 모칭하거나 이서배에게 뇌물을 제공하는 대가로 각종 신역과 白地徵稅, 환곡 등 각종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게 됨에 따라 빈농·무토지민들이 이들의 부담까지 떠맡아야 했다.225) 이처럼 稍實·饒戶之民이 부세부담에서 벗어남에 따라 빈민층으로 조세수탈이 집중되고, 이로 말미암은 유망으로 인하여 疊徵·族徵 등이 농민층에게 강요되자 유망현상은 더욱 촉진되었다.

 이러한 사회경제적 모순의 심화와 함께 조선 후기의 극심한 자연재해는 민의 유망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조선 후기에는 자연재해가 빈번하여 대규모 기근은 평균 3∼6년에 1회, 전염병은 2∼6년에 1회 정도 발생하였는데, 재해가 심할 때에는 영조 16년(1740)의 경우처럼 전국에서 일시에 50∼60만 명이 전염병으로 사망하기까지 하였다.226) 일정한 생업기반을 갖지 못한 유민들은 특히 기근·홍수·전염병과 같은 자연재해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굶주림에 지친 이들은 주인을 결박한 채 수확하지 않은 들판의 곡식을 베어먹거나 방목한 牛馬를 잡아먹었으며,227) 심지어 한동네 여인을 살해하여 식육하기도 하였다.228) 한겨울에도 볏집으로 겨우 등과 배를 가린 채 추위에 떨다 무덤을 파헤쳐 斂衣를 걸쳐입기도 하였지만 부지기수가 얼어죽었다.229) 이러한 기근의 참상 속에서는 가족간의 인륜마저 저버리게 되어서 유랑의 과정에서 6∼7세된 어린 자식을 버리거나,230) 어머니를 길에다 내버리기도 하였으며,231) 추위와 굶주림 속에서 살길을 찾지 못하던 유민 일가족의 가장이 처자를 목졸라 죽이고 자신도 목매 죽기도 하였다.232) 이처럼 불안정한 상태에서 떠도는 유민들은 “무뢰유민이 도성 안으로 몰려들어 처음에는 소나 말을 훔치는 도적이 되었으나 지금은 인가를 약탈하는 도적이 되었으며, 성 밖 수십 리 지역까지 그 피해를 입고 있다”233)고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호구지책의 한 방편으로 도적질을 자행하기도 하였다.

220)邊柱承,≪朝鮮後期 流民硏究≫(高麗大 博士學位論文, 1997), 1∼2쪽.
221)安秉旭,<朝鮮後期 民隱의 一端과 民의 動向-正祖代 應旨民隱疏를 중심으로->(≪韓國文化≫2, 서울大, 1981), 281쪽.
222)李世永,<18, 9세기 兩班土豪의 地主經營>(≪韓國文化≫6, 1985), 80쪽.
223)宋贊植,<朝鮮後期 農業에 있어서의 廣作運動>(≪李海南博士華甲紀念史學論叢≫, 1970).
224)金仁杰,≪조선후기 鄕村社會 변동에 관한 연구-18, 19세기<鄕權>담당층의 변화를 중심으로-≫(서울大 博士學位論文, 1991).
225)安秉旭, 앞의 글.
226)趙 珖,<19世紀 民亂의 社會的 背景>(≪19世紀 韓國 傳統社會의 變貌와 民衆意識≫, 高麗大 民族文化硏究所, 1982).
227)≪顯宗改修實錄≫권 23, 현종 11년 8월 갑오.
228)≪肅宗實錄≫권 31, 숙종 23년 8월 신유.
229)≪顯宗改修實錄≫권 23, 현종 12년 정월 계해.
230)≪顯宗改修實錄≫권 24, 현종 12년 4월 갑신.
231)金壽增,≪谷雲集≫권 6, 記流民事.
232)≪英祖實錄≫권 89, 영조 33년 정월 신해.
233)≪肅宗實錄≫권 54, 숙종 39년 5월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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