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근대 과학기술의 도입
1) 교통·통신·전기
우리 나라에서 근대적 교통시설과 전기 및 통신의 설치 필요성이 대두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전후였다. 교통·전기·통신은 한 국가의 대표적인 사회간접자본으로 막대한 경비가 투자되어야만 비로소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정부가 그 투자와 경영의 주체가 되기 마련이다.429) 이 사회간접자본 설치 필요성이 우리 나라에 대두하게 된 데에는 19세기 중·후반에 우리 나라에 들어온 서구사회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중요한 배경을 이루고 있다. 서적이나 개항 이후 본격적으로 파견된 외교사절의 보고에 포함된 일본 및 서구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정보는 우리 나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 정보들 대부분은 지극히 평면적이고 개별화된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 집권층은 사회간접자본과 사회와의 관련 속에서 좀더 다양한 정보들을 수집, 분석하여 우리 실정에 알맞은 형태로 수용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급박하게 돌아가던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정세나 우리 나라의 정치상황으로 장기적 계획과 제반 산업과의 연관 속에서 사회간접자본 설치를 도모할 여지가 주어져 있지 않은 열악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당시 사회간접자본의 도입은 시급히 요청되던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집권층이 사회간접자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개괄적으로 살펴보고 교통·통신·전기시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 땅에 도입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429) | 사회간접자본이란 다른 생산의 유통을 지원하고 사회구성원의 서비스 차원의 욕망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이를 매개로 국가적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한 국가 및 사회의 주요한 기간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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