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와 하급 문명의 나라
[필자]
이정란
원나라의 발달된 문화와 문명은 자국인들이 스스로를 점차 ‘중화의 계승자’로 자리매김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중화적 세계관의 정착에 비례하여 몽골의 고려관도 자연히 모습을 바꾸었다. 즉, 고려를 복속하는 과정에서 몽골인은 고려에 대해 끊임없이 불신하면서도 문화의 문명성을 높이 평가하였는데, 복속이 완결된 이후에는 태도에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특히 몽골인이 원나라 사람으로 탈바꿈한 이후 중화의 계승자로서의 자존 의식(自尊意識)을 강화함에 따라 복속국이나 이웃 나라를 보는 시선에 중화주의가 조금씩 투영되었다. 중국적 화이론(華夷論)으로 무장한 원나라 사람들은 외국을 단순히 낯섦과 이질의 대상으로 바라보던 피상적 인식에서 벗어나, 자신의 문명을 기준으로 등급화하며 ‘야만시’하거나 비판적 시각을 견지(堅持)하였던 것이다.
[필자]
이정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