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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질

제목 호질
한자명 虎叱
유형
시대 조선 시대
관련국가 조선
유의어
별칭•이칭

[정의]

조선 후기 실학자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열하일기(熱河日記)』에 실려 있는 우언 소설.

[내용]

「호질(虎叱)」은 범의 꾸짖음이라는 뜻으로, 1780년(정조 4) 박지원이 중국을 방문한 후 저술한 『열하일기』 「관내정사(關內政史)」 안에 수록되어 있는 한문 단편 소설이다. 「호질」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에필로그에 해당하는 도입 부분과 「호질」 본문, 「후지(後識)」가 그것이다.

「호질」 본문은 창귀(倀鬼)가 범에게 먹잇감으로 인간을 추천하는 부분과 북곽 선생(北郭先生)이 범에게 혼나는 부분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본문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범이 창귀들과 범의 먹거리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범이 청렴한 선비의 고기를 먹기로 결심하였다. 이때 고을에서는 청렴하기로 소문난 북곽 선생이 정절로 이름난 동리자(東里子)라는 젊은 과부와 밀회를 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동리자의 성(姓)이 다른 아들들이 북곽 선생을 여우가 둔갑한 것으로 의심하여 어머니 방으로 들이닥쳤다. 북곽 선생은 허둥지둥 도망치다가 똥이 가득한 들판의 구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똥 구덩이에 빠진 북곽 선생이 아등바등 올라가자 이번엔 범이 가로막았다. 범은 구역질을 하며 코를 막았다. 북곽 선생은 살고 싶은 마음에 범에게 온갖 아양을 늘어놓았다. 이때 범은 북곽 선생에게 인간 세계의 부조리함을 신랄하게 꾸짖었다. 아침이 되어 범은 사라지고 농사일 가던 농부와 대면하자 북곽 선생은 유교 경전의 문구를 끌어다가 그의 행동을 합리화하였다. 「호질」 본문에 나타나는 풍자의 양상과 현실 인식은 풍자 문학의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호질」은 위선적인 유학자에 대한 비판 의식을 넘어 인간과 문명의 대립이라는 심오한 담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후지」는 각 민족의 제도와 문화는 동등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의 시각에서 보면 중화와 오랑캐의 구별이 있지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면 각 나라의 제도는 다양한 삶의 양식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그리하여 의관에 대해 배타적 우월 의식을 갖는 조선과 청, 양쪽을 싸잡아 비판하였다.

이렇게 놓고 볼 때, 「호질」의 본문과 「후지」는 모든 존재는 평등하다는 주제 의식 아래 갈라져 나온 제재이다. 박지원은 스스로 중국 작가의 글에 자신이 가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본문의 유자(儒者)에 대한 비판과 「후지」의 화이론(華夷論) 비판이 모두 그 시대 가장 강력한 헤게모니를 쥐고 있던 담론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자신이 쓰지 않은 척 슬쩍 비껴가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 관련자료

ㆍ호질(虎叱)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