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총독의 지방 순시는 식민지 조선의 동서남북 각지에 이르렀는데, 1922년 11월에는 전남과 경남 일대를 순시하였다. 11월 18일 경성을 출발한 총독은 당진, 전주, 목포, 광주, 여수, 소록도를 거쳐 통영, 진해, 마산을 둘러보고 24일에 다시 경성에 도착하였다. 총독이 가는 곳마다 동원된 환영 인파가 도열하여 그를 맞이했는데, 조선 최고 통치자에 대한 호기심에 몰려든 사람들도 있었다.
이때의 전남 순시에서 총독은 순천 자혜 의원뿐 아니라 한센병 환자들을 격리 수용한 소록도 자혜 의원(1916년 설립)도 방문하였다. 예방의로 온 몸을 감싸기는 했지만 총독이 일반인들도 꺼리는 한센병 환자들과 대면하는 모습은 '자애로움'을 강조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바로 그 통치가 전염성도 강하지 않은 한센병 환자들을 소록도에 격리하고 단종 수술까지 자행했던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