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로

[내용]

본관은 경원(慶源)이며 고려 전기 3대 가문의 하나였던 경원 이씨(慶源李氏)이나,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다. 일찍 부모를 여의어, 화엄승통(華嚴僧統) 요일(寥一)이 그를 양육하고 공부시켰다.

19세 때인 1170년(의종 24) 무신 정변이 일어나자 난을 피해 불교에 귀의하였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환속하였다. 25세 때 태학(太學)에 들어가 학업을 닦고, 4년 후인 1180년(명종 10) 진사과(進士科)에 장원으로 급제하였다. 1182년(명종 12) 서장관(書狀官)의 자격으로 금(金)나라에 다녀왔으며, 이후 문극겸(文克謙)의 천거로 한림원(翰林院)에서 근무하였다.

이인로는 임춘(林椿)⋅오세재(吳世才) 등과 어울려 시와 술을 즐기며 ‘죽림고회(竹林高會)’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였다. 오세재⋅임춘⋅조통(趙通)⋅황보항(皇甫抗)⋅함순(咸淳)⋅이담지(李湛之) 등과 이인로를 중국의 죽림칠현(竹林七賢)에 빗대어 강좌칠현(江左七賢) 혹은 해좌칠현(海左七賢)이라고도 하였다.

신종(神宗, 재위 1197~1204) 대에 예부원외랑(禮部員外郎), 고종(高宗, 재위 1213∼1259) 대에 우간의대부(右諫議大夫) 등을 역임하였다. 시문과 글씨에도 능하였으나, 『고려사(高麗史)』에 따르면 “성미가 편벽하고 급하여 당시 사람들에게 거슬려 크게 쓰이지 못하였다.”는 평을 받았다.

저술로 『은대집(銀臺集)』⋅『쌍명재집(雙明齋集)』⋅『파한집(破閑集)』 등이 있다고 하나, 이 가운데 『파한집』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