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액 서원

[내용]

조선 시대 서원은 훌륭한 업적을 남긴 학자나 인물을 기리기 위하여 후손이나 제자들이 만든 제향(祭享) 공간이자 교육 기관이었다. 따라서 서원의 건립과 운영은 모두 민간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국가에서는 서원이 지닌 유교 진흥의 성격과 인재 양성의 효과 등을 주목하여, 서원의 설립 및 운영에 여러 제도적 혜택을 부여하였다. 이 중 일부 서원에는 국왕이 직접 현판(懸板)을 써서 내려 주고 아울러 서원 운영에 필요한 노비, 책 등을 하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혜택을 받은 서원을 사액 서원이라 불렀으며 여타의 서원과는 구별되는 대우를 받았는데, 현판과 경제적 지원뿐만 아니라, 제향 때에도 국가에서 직접 예관(禮官)을 파견해 주는 특전이 베풀어지기도 하였다.

조선 최초의 사액 서원은 현재 경상북도 영주시에 있는 백운동 서원으로, 국왕이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는 어필(御筆) 현판과 서적, 노비를 하사하였다. 이후 서원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림이 집권한데다 사액 서원이 되기를 희망하는 서원의 요구가 끊이지 않아 많은 수의 사액 서원이 생겨났다. 숙종(肅宗, 재위 1674~1720) 대에는 131개의 서원에 사액을 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액 서원이 남발되면서 교육 기관으로서의 기능보다는 특정 인물을 높이기 위한 성격으로 변질되는 등 폐단이 나타나자 영조(英祖, 재위 1724~1776) 때에는 사액을 중단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