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문화·예술 이야기
사찰건축

사찰의 배치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산이자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는 지리산
청정 자연을 따라가다 보면 눈길을 사로잡는 풍경이 가득한데요.
이곳을 찾은 여행자의 카메라에도 고스란히 담깁니다.

사찰의 구조물에는 불교 사상이 담겨 하나하나 의미가 있는데요.
세상 만물이 모두 부처라는 화엄사상의 중심지, 화엄사의 첫 관문이 보입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라는 의미에서 기둥을 한 줄로 세운 일주문!
화엄사는 총 3개의 문을 지나야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금강문: 세상의 사악한 세력을 경계하는 금강역사가 지키는 문

중간문 역할을 하며 불법의 수호신이 지키는 금강문

천왕문: 부처와 불법을 지키고 악귀를 쫓는 사천왕이 있는 문

동서남북을 지키는 사천왕이 늠름하게 자리한 천왕문까지 만날 수 있는데요.

특이하게도 각 문이 일렬로 서 있지 않고 계단으로 연결해 높이도 다릅니다.
계곡 방향을 따라서 비스듬하게 경사가 진 지형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섭니다.

여기서부터 부처님을 모신 본전이 있는 사찰의 중심부네요.

대웅전: 석가모니불이 있는 사찰의 중심 전각, 화엄사 대웅전은 보물 제299호로 지정

금당: 부처님을 모신 불전을 통칭해서 이르는 말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전각을 ‘대웅전’이라고 합니다.
대웅이란 위대한 영웅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고려 후기 이후 등장한 말로, 그 전에는 전각을 금빛 불상이 모셔져 있다고 해서 금당이라고 했습니다.

각황전: 국보 제67호, 현존하는 중층 불교 전각 중 가장 큰 규모

화엄사에는 또 하나의 중심 건물이 있는데요.
경전을 외고 설법을 펼치던 각황전입니다.
건물이 매우 웅장하며 건축기법도 뛰어나
우수한 건축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찰의 중심부는 시대가 변하면서 불전과 탑의 위상이 달랐고 그에 따라 배치가 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시대마다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불교는 4세기에 한국으로 들어와 고구려, 백제, 신라에 전파됐는데요.

국가의 강력한 지원을 받으면서 불교문화가 꽃피우게 됐습니다.
특히 나라별로 독특한 자기들만의 사찰 형식을 갖기 시작하는데요.
불상을 모신 전각인 금당과 탑의 배치가 달랐습니다.

고구려의 경우 탑이 하나이고 금당이 3개인 1탑 3금당 형식, 백제는 금당과 탑이 하나씩인 1탑 1금당 형식
신라는 일정한 형식을 보이지 않다가 통일신라 시대 이후 금당이 하나 있고 탑이 2개 있는 2탑 1금당
혹은 금당 하나에 탑 하나인 1탑 1금당 형식으로 정착합니다.

고려로 넘어오면 탑 중심의 사원에서 금당 중심의 사원으로 발전하게 되는데요.
불상이나 보살상을 모신 전각들이 늘어나면서 사찰의 건물과 배치가 다양해집니다.

조선 시대에는 사찰의 중심부인 대웅전을 둘러싸고 있던 회랑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승려들이 생활하고 수행하는 공간이 들어서는데요.
예불을 드리는 신앙공간과 승려들의 수행공간이 섞이는 현재의 사찰배치가 자리 잡게 됩니다.
또한 숭유억불 정책이 사찰 건축에 영향을 줬습니다.

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사찰은 도성 중심이나 마을 근처 평지에 많이 세워졌고, 선종 등의 영향으로 산에도 사찰이 세워졌습니다.
그러다 조선의 억불 정책으로 평지 사찰은 사라지고 산지 사찰은 남아서 한국 특유의 사찰 형식을 띠게 되는데요.

아래 인간세계에서 정상으로 갈수록 부처의 세상에 도달하는 불교의 우주관을 나타냅니다.
특히 산세와 지형에 따라 건물들이 배치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건축이 발달하는데, 이런 사찰 건축 기법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의 미라 할 수 있습니다.

사찰 건축에 숨겨진 비밀 코드를 찾아라!

사찰은 궁궐 못지않게 위엄과 권위를 가진 곳이기 때문에 건축양식도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궁궐에서나 볼 수 있는 상징을 사찰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과연 무엇일까요?

상징 1 공포: 처마 끝의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는 기능

공포의 배치에 따라 주심포식, 다포식, 익공식으로 나누어짐

기둥과 지붕 사이의 받침목 역할을 하는 공포는 함부로 사용되지 않는 고급 건축 기술입니다.
지금 보는 것처럼 크고 웅장한 건물에 공포를 다채롭게 제작해 단청을 입히면 화려함이 극대화됩니다 이를 다포양식이라고 합니다.

상징 2 기둥: 대들보와 함께 목조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구조재

궁궐, 사찰, 교육기관, 관아 등 주로 권위 있는 건축에 많이 쓰임

사찰 건물에 사용된 크고 튼실한 기둥! 원통, 민흘림, 배흘림 등 원형 기둥은 아무리 높은 양반가라 해도 쓸 수 없는 권위와 존엄의 상징인데요.
궁궐과 사찰 그리고 성균관 같은 곳에서만 원형기둥으로 건축할 수 있었습니다.

상징 3 닫집: ‘따로 지어놓은 또 하나의 집’이라는 뜻의 불상을 감싸는 집의 모형

대웅전 안에는 사찰 속 부처를 모시는 또 하나의 집이 있는데요.
닫집입니다 부처를 모신 궁전을 의미하는 곳인 만큼 여기에 상징이 있습니다.

바로 예사롭지 않은 닫집의 문양!
늠름한 용과 기품 있는 봉황이 멋지게 조각돼 있는데, 왕과 왕비에게만 허락된 문양이 사찰에서도 사용됐습니다.

이처럼 사찰은 당대 건축기술이 총망라 된 권위의 상징이자 전통문화와 역사가 지금까지도 보존되고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에필로그]
우리가 꼭 알아야할 한국사 속 문화예술 상식

1. 한국 사찰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을 특징으로 한다.
2. 사찰의 배치와 건축은 시대별, 나라별로 다르게 변화하였다.
3.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은 사찰 건축에도 영향을 주었다.
4. 용 봉황 무늬, 기둥, 닫집 등은 사찰 건축의 권위를 보여준다.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