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문화·예술 이야기
서예

문자는 어떻게 예술이 됐을까?

서예의 기원인 한자는 그림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사물의 모습을 본떠서 그림문자가 됐고 차차 변화를 거듭하면서 뜻을 나타내는 문자로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4세기 중국의 서예가, 왕희지가 등장한 후 서예는 예술의 영역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한자가 한반도에 전해지면서 우리도 한자를 사용한 예술, 서예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대표적인 서예의 글씨체는 5가지인데요. 이를 오서라 합니다.

서예의 대표적인 글씨체: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전서 : 가장 먼저 만들어진 전서는 상형문자의 원형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예서 : 그 다음 등장한 예서는 점과 획을 간결하고 곧게 쓴 형태가 특징입니다.
해서 : 해서는 필획과 글자의 구성이 잘 이뤄져 있어 당나라 때 표준서체로 사용됐습니다.
행서 : 행서는 해서와 초서의 중간 형태로 쉽게 읽고 쓸 수 있어 일상생활에 많이 사용했습니다.
초서 : 초서는 점과 획을 간략하게 만들어 글을 빠르게 쓸 수 있는 서체입니다.

이외에도 시대마다 유행하는 서체가 등장했는데요.
당대를 대표하는 서예가가 오랜 노력과 연구 끝에 탄생한 서체였습니다.
기본 오서체를 다르게 해석하거나, 개성을 담아 보다 새로운 글씨를 선보인 것입니다.

서예는 단순히 글쓰기가 아니라 의미와 멋을 담아 표현하는 예술입니다.
붓과 먹의 신비로운 조화를 통해 예술성을 극대화하는데요.
글자 크기나 획에 변화를 주고, 먹물의 짙고 옅음으로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며 글자의 멋을 드러냅니다.

“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순간에 그 사람이 평상시 함양했던 인품, 학식, 감정 등이 한꺼번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옵니다. 따라서 서예는 바로 ‘그 사람’이라 할 수 있고 다른 예술보다 독창적인 면은 선의 예술이 아니라 획의 예술이란 점입니다. 획이란 것은 살아 움직이는 것입니다. ”

김병기 교수 / 전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전통이 살아있는 한옥마을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만날 수 있으면서 현대에 맞게 특색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데요.
독특하고 창의적인 서체로 개성을 듬뿍 담은 글씨들이 곳곳에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캘리그라피라 해서 지금은 남과 다른 글씨가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시대인데요.
이런 독창성은 한국 서예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합니다.
그 빛나는 유산은 과연 무엇일까요?

독창성, 서예에 생명을 불어넣다

우리 역사상 대제국을 건설한 고구려 시대
414년 광개토대왕릉비가 건설되는데요.
고구려 건국신화와 업적을 가득 새긴 비문의 서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서체는 예서입니다.
그런데 글자 모양에 따라 전서처럼 필획을 구사하거나 초서와 해서의 특징도 함께 사용된 것이 드러납니다.
전체적인 조화와 아름다움을 위해 다양한 서체의 특징을 비문 곳곳에 구현한 광개토대왕릉비! 동양 서예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입니다.

고대에서부터 한국 서예를 빛낸 걸출한 서예가들이 등장했습니다.
시대마다 유행하는 서체를 따라하는 풍조 속에서도 틀에 박힌 글씨에서 벗어나 획의 변화나 깊이 있는 해석으로 독보적인 예술성을 드러낸 인물들인데요.
우리는 자기만의 서예세계를 보여준 이들을 명필이라 부릅니다.

한국 서예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한 인물, 김정희 그 이유는 바로 추사체에 있습니다.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

그는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생각했는데요.
금석학, 고증학 같은 학문을 깊이 탐구했고 옛 시대의 잊힌 서체까지 많은 서체를 연구했습니다.

제주도에서 8년 넘게 유배생활을 하면서 그는 자신의 학문과 사상, 서체에 더욱 몰두해 자신만의 글씨, 추사체를 완성했는데요.
평생 열개의 벼루가 닳고 일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며 서예에 전념한 결과입니다.

추사체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중 다산초당의 현판을 보면 대나무 화로를 가리키는 죽로지실이 쓰여 있는데요.
굵고 가늘기의 차이가 심한 필획과 파격적인 조형미!
대나무란 의미를 살려 마치 그림처럼 표현된 글자까지!
새로운 글씨의 탄생입니다.

한글 서예는 훈민정음에서 출발하는데요.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훈민정음은 발성기관의 모양을 본 따 만든 자음과 하늘 땅 사람을 형상화 한 모음까지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며 이상적인 문자라고 평가받습니다.

훈민정음 반포 당시 글씨체를 판본체라 하는데요. 목판에 새기는 글씨를 말합니다.
꾸미지 않는 바른네모 형태와 직선으로 처리한 선이 특징으로 한자와는 다른 매력의 서체를 선보입니다.
이후 한글의 쓰임이 많아지면서 손으로 쓰는 필사체가 등장하며 새로운 서체가 등장합니다.

궁체: 궁중에서 쓰기 시작하며 발전해 온 한글 글씨체

대표적으로 글씨의 선이 곧고 맑으며 단정한 것이 특징인 궁체입니다.
궁중에서 임금의 명령서나 왕비의 사적인 편지를 전문으로 쓰는 상궁들에 의해 아름답고 쓰기에 편리한 한글서체가 완성됩니다.

궁중에서 임금도 개인적인 편지를 쓸 때 한글을 사용했고, 민간에서도 한글 소설 등이 유행하면서 한글 서체는 보다 다양해졌습니다.
이처럼 글씨를 쓰는 목적과 누가 쓰느냐에 따라 서예 역사가 만들어졌습니다.

[에필로그]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한국사 속 문화예술 상식

1. 서예는 자기의 마음과 생각을 문자로 표현하는 예술이다.
2. 다양한 서체의 특징을 비문 곳곳에 구현한 광개토대왕릉비
3. 김정희의 높은 학문과 예술혼이 합쳐진 결정체는 추사체
4. 궁궐에서 여성들이 발전시킨 한글 서체는 궁체

  * 이 글의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국사편찬위원회의 공식적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