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항장의 재야 풍속화가 김준근
기산(箕山) 김준근(金俊根, ?~?)은 그가 그린 풍속화가 주로 국제적으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풍속화가로서의 명성은 외국에서 더 높았다. 그러나 명성에 비해 그의 출생과 삶 그리고 작품 활동에 대한 정보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김준근은 상업적 풍속화가로서 주로 부산과 원산을 비롯한 개항장을 거점으로 활동하였으며, 1895년 서양 선교사 게일(James Scarth Galem, 1863~1937)이 존 버니언의 소설 『The Pilgrim's Progress』를 한국 최초로 번역한 『텬로력뎡(天路歷程)』의 삽화를 그가 그렸다는 것이 그나마 알려진 이력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그의 교유와 활동이 주로 서양 선교사 등 기독교계 인사들과 연관되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더 이상의 구체적인 행적은 알 수 없다.